가계대출 총량 초과에 주담대 창구 급속 위축
핵심 요약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을 줄이면서 영업점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월초부터 소진되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연간 목표치를 이미 1조원 이상 초과했다. 대출 승인 실패로 주택 계약이 무산되자 정부는 실수요자 예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공급이 빠르게 줄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은행 영업점에는 이달 초 본점에서 다음 날부터 주담대 한도를 10억원으로 낮추라는 통보가 내려왔다. 상반기보다 대출 총량이 절반 가까이 감소한 데다 직원별 배정액도 작아, 월초 고객 한두 명에게 대출을 실행하면 사실상 해당 월 영업이 끝나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0일부터 주담대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고, 다른 은행들도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카카오뱅크에는 매일 오전 6시 접수가 열리자마자 신청자가 몰려 10분 안에 하루 한도가 소진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온라인 신청에 실패한 차주들이 은행 지점을 찾아가지만, 상당수 영업점도 이달 초 이미 배정 한도를 모두 채웠다.
대출 공급 축소의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가 있다. 올해 목표치는 전년의 1.7%보다 낮은 1.5%로 정해졌다. 증시 호황 속에 빚을 내 투자하는 수요가 늘어난 점이 관리 강화에 영향을 줬다. 5대 은행의 지난 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50조3766억원으로 연초보다 5조4005억원 증가해, 연간 증가 목표액 4조3300억원을 이미 1조원 이상 넘어섰다.
대출이 막히면서 실수요자의 주택 거래도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는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고 약정서까지 작성한 뒤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이 무산되는 사례가 이어졌다. 대출 경로가 크게 줄자 일부 상담사가 무리하게 금융상품을 연결했지만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아 차주가 곤란을 겪는 일도 생겼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2일 상환 능력보다 신청 속도가 대출 여부를 좌우한다며 총량규제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고, 정부는 실소유자 대출을 위한 예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