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7월 급증…규제 강화에 선제 차입 확산
핵심 요약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전년 말보다 6조3821억원 증가했다. 7월 증가액이 연초 이후 전체 증가분의 42%를 차지하며 주식과 부동산 대출 수요가 함께 몰렸다. 정부가 일부 대출 규제 완화를 검토하면서 일관되고 정교한 정책 설계의 필요성이 커졌다.
정부가 금융·세제 규제 강화를 잇달아 예고하면서 주식시장에 집중됐던 대출 수요가 부동산으로 번지고 있다. 대출 창구가 더 좁아지기 전에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겹치며 가계대출 증가 속도도 빨라졌다. 정책의 방향과 적용 범위가 급격히 바뀌는 과정에서 금융 소비자들이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 차입에 나서는 모습이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50조2636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6조3821억원 늘었다. 7월 증가액만 2조6853억원에 달해 연초 이후 늘어난 금액의 42%가 한 달에 집중됐다. 주식 투자 자금과 부동산 대출 수요가 동시에 유입된 결과다. 증시에서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마이너스통장 등으로 마련한 자금까지 들어갔고, 시장 조정 뒤 반대매매와 상품 리밸런싱이 겹치면서 매도 압력이 커졌다.
부동산 금융에서도 대출 관리 강화와 세제 압박 예고가 선제 수요를 자극했다. 대출 총량을 관리해야 하는 은행들이 한도를 잇달아 축소하자 연말에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안이 확산했다. 실제 자금이 필요한 시점보다 앞서 빚을 확보하려는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이른바 ‘대출 막차’ 현상이 나타났다. 정책 시행 전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금융 현장의 부담도 커지는 흐름이다.
정부는 신축 아파트 입주자와 재건축 조합원의 대출이 막혔다는 반발이 커지자 총량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으며,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별도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다만 대출 공급을 급격히 조였다가 일부 대상에 다시 허용하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고 추가적인 선제 차입을 부를 수 있다. 주식과 부동산에서 동시에 나타난 대출 쏠림을 줄이려면 규제 대상과 시행 시기, 예외 기준을 세밀하게 설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