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 쪼개 담으면 자동 은퇴 설계 흐트러진다
핵심 요약
여러 TDF를 섞으면 상품별 글라이드 패스가 충돌해 자동 자산배분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은퇴 연도와 투자 성향, 주식 비중, 투자 지역, 운용 방식, 수수료를 비교해 하나를 고르는 전략이 제시됐다. ETF 투자에서도 기초지수와 중복 편입, 환 헤지, 보수, 유동성, 배당 재원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비중을 자동 조정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여러 개 보유하면 상품별 운용 원칙이 뒤섞여 당초 설계한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영주닐슨 한국퇴직연금데이터 대표는 은퇴 예정 연도와 투자 성향, 주식 비중 등을 따져 적합한 TDF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계좌까지 포함한 전체 자산을 기준으로 은퇴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TDF는 은퇴까지 남은 기간이 길 때 주식 비중을 최대 80% 수준으로 운용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이를 낮춰 은퇴 시점에는 40% 안팎으로 조정하는 자동 자산배분 상품이다. 비행기의 착륙 경로처럼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구조를 글라이드 패스라고 부른다. 예컨대 2055년 은퇴 예정자는 TDF 2055를 선택하는 방식이며, 여러 국가의 디폴트옵션에서도 복수의 TDF를 섞는 형태는 사용하지 않는다.
상품을 고를 때는 은퇴 연도와 가장 가까운 5년 단위 빈티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 같은 TDF 2045라도 주식 비중은 약 60%에서 80%까지 차이가 나 성과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와 미국 등 투자 지역의 배분, 패시브 ETF 중심인지 액티브 운용인지, 은퇴 시점에 유지하는 주식 비중과 수수료도 함께 비교해야 한다. 운용사마다 서로 다른 철학과 글라이드 패스를 적용하므로 세 상품을 혼합하면 각 상품의 본래 운용 의도가 사라질 수 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를 선택할 때도 상품명보다 기초지수를 먼저 확인하고, 같은 지수를 추종한다면 보수가 낮고 순자산이 커 유동성이 나은 상품을 살펴야 한다. 환 헤지 여부도 선택 기준이다. S&P500과 나스닥100처럼 구성 종목이 겹치거나 서로 다른 테마 ETF의 투자 대상이 중복될 수 있어 겉보기 분산에 주의해야 한다. 50~60대가 선호하는 월배당 ETF 역시 향후 배당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배당 재원이 보유 주식의 자체 분배금인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TDF를 한 계좌에 두고 다른 계좌에서 별도 투자를 하면 전체 자산 배분이 어긋날 수 있어 모든 계좌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