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전반 BT 도입에 재정 부담 우려
핵심 요약
정부가 BT 방식을 SOC 전반에 도입하는 민간투자법 개정안에 반대 의견을 냈다. 전력망에는 시급성을 고려해 2029년 말까지 한시적 특례가 적용될 예정이다. BT 범용화는 미래 재정 부담과 민간의 운영 위험 회피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가 전력망 확충에 한시적으로 허용한 건설형 민자사업(BT)을 사회기반시설 전반의 보편적 방식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반대 입장을 냈다. 민간이 시설을 건설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넘기면 공공이 투자 원금과 약정 수익을 장기간 지급하는 구조가 누적돼 미래 재정의 고정 지출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다. 기획예산처는 민간투자법에 BT를 추가하는 개정안에 ‘수용 곤란’ 의견을 제시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민간사업자가 SOC를 완공한 뒤 소유권을 공공에 이전하고, 정부가 협약 기간에 투자비와 수익을 나눠 지급하도록 했다. BT는 민간이 운영을 맡는 BTO, 시설을 정부에 임대하고 운영에도 참여하는 BTL과 달리 소유권 이전 후 민간의 역할이 사실상 끝난다. 운영 위험은 공공이 부담하는 반면 민간에는 원금과 약정 수익이 지급돼 기존 민자사업보다 위험 대비 수익이 안정적이라는 점도 쟁점이다.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전력망 특별법 개정안에는 2029년 말까지 BT 방식의 신규 사업자를 지정할 수 있는 특례가 포함됐다. 국가기간 전력망 건설이 지연되는 가운데 정부 재정만으로 필요한 투자를 제때 집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민간 자금을 활용할 통로를 한시적으로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BT가 일반 제도로 자리 잡으면 정부지급금이 일반정부부채(D2)에 반영되고, 초기 재정 투입을 줄인 대가로 후속 정부의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장기 지급 부담은 기존 BTL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정부는 537개 BTL 사업에 3조1914억 원을 지급했다. BT가 범용화되면 민간 자금이 수요와 운영 위험을 부담하는 BTO·BTL보다 BT에 집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싱크홀 예방을 위한 노후 상하수도 개량이나 탄약고 이전처럼 공공이 직접 운영하면서 신속한 투자가 필요한 사업에는 활용 여지가 있다. 정부는 전력망처럼 긴급성이 분명한 사업은 특별법으로 제한해 추진하되 모든 SOC에 적용하는 일반 제도와는 구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