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노사, 성과급 주식 지급·적자 임금 조정 놓고 충돌…노조 쟁의 예고
핵심 요약
SK하이닉스 노사가 4차 본교섭에서 성과급 주식 지급과 적자 시 임금 조정안을 두고 대립했다. 노조는 사측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쟁의행위를 시사했다. 5차 본교섭은 8월 4일 청주캠퍼스에서 열린다.
SK하이닉스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 4차 본교섭에서 성과급 지급 방식과 임금 체계 개편을 두고 극한 대립을 이어갔다. 사측이 제시한 성과급 주식 지급안과 적자 시 임금 조정안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며 쟁의행위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31일 노조가 공개한 회의록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2주간 네 차례 집중 실무교섭을 거쳐 전날 본교섭에 임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교섭에서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고려하고 이해관계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노조의 이해와 결단을 요청했다. 노조가 제기한 교섭 속도와 수정안 요구에 대해서는 차기 교섭에서 종합 제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반면 노조는 사측이 성과급 절반 이상을 주식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안과 적자 발생 시 임금을 일시 조정하는 방안을 고수한 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조는 작년 성과급 합의 취지를 훼손하는 제안은 수용할 수 없고, 조합원이 주가 변동 위험을 부담하는 방식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적자를 이유로 임금을 일시 조정하는 방안 역시 노동조합 기본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 호조가 자리한다. 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만 100조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증권가에서는 연간 영업이익이 약 2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으로 삼고 상한을 없애는 10년 합의를 이뤘다. 이를 전체 임직원 약 3만 5000명 기준으로 산출하면 1인당 평균 7억원 상당(세전)의 PS 재원이 추산된다. 반면 경영진은 반도체 시장의 급격한 실적 변동성을 경계하며, 2023년 7조7000억원의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주식 분할 지급과 적자 연동형 임금 체계를 도입해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회사가 5차 본교섭까지 조합원의 희생을 강요하는 기존 방향을 유지한 채 구체적이고 전향적인 수정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더 이상 교섭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필요한 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양측은 오는 8월 4일 청주캠퍼스에서 5차 본교섭을 열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교섭 결과에 따라 반도체 업계의 임금 체계와 노사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