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54조 증설과 이익 배분 동시 과제
핵심 요약
SK하이닉스가 용인과 청주에 2031년까지 총 54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HBM 등 차세대 D램과 낸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해외 생산거점 운영도 재검토한다. 추가 주주환원 요구와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함께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해 용인과 청주에 2031년까지 총 54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 7일 이사회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Y2에 35조2000억원, 청주 M17에 19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사상 최대 수준으로 커진 현금 창출력을 생산 기반 확충에 투입하는 한편, 주주와 임직원에게 성과를 배분하는 문제도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용인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를 포함한 차세대 D램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청주에서는 낸드 생산능력을 늘린다. 핵심 전략 고객을 비롯한 약 10곳과 장기공급계약 협상을 마쳐 향후 공급 물량과 수요를 사전에 가늠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했다. 중장기 수요를 일정 부분 확인한 뒤 증설에 나서는 방식으로, 대규모 투자에 뒤따를 수 있는 공급과잉 부담을 낮추겠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국내 신규 생산시설에 자금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기존 해외 거점의 운영 방식도 재평가 대상에 올랐다. 중국 충칭의 낸드 패키징·테스트 공장을 두고 지분 매각을 포함한 여러 선택지가 논의되고 있다. 회사는 패키지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폭넓게 살피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증설과 해외 생산거점 조정 가능성이 함께 검토되는 구도다.
이익 배분을 둘러싼 요구도 커졌다. 회사는 지난 7일 주당 375원의 분기배당을 결정하고 3분기 중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내부에서는 초과이익분배금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사측 방안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고 지급 상한을 없앤 체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아우르는 통합노조 준비 모임에는 지난 5일 출범 후 사흘 만에 3500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준비위원회는 8일 설립신청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