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A 넉 달 만에 자금 이탈…미국 주식 매수 재급증
핵심 요약
RIA 잔액이 7월 말 2조1300억원으로 줄며 도입 후 첫 월간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7월 20% 넘게 하락하자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46억7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의무 보유 기간 완화와 세제 혜택 강화를 포함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해외주식 투자자금을 국내 증시로 돌리기 위해 3월 23일 도입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가 시행 넉 달 만에 첫 월간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절세 혜택보다 수익률과 원금 손실 가능성을 중시하면서 미국 주식으로 다시 이동한 결과다. 7월 31일 기준 RIA 잔액은 2조1300억원으로, 5월 말 2조6000억원을 웃돌던 수준에서 두 달 동안 약 5000억원 감소했다.
RIA는 지난해 12월 23일까지 취득한 해외주식을 국내 증권사 계좌로 옮겨 매도한 뒤, 그 자금을 국내 주식이나 국내 주식형 펀드에 1년간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감면하는 제도다. 5월 말까지 적용된 공제율 100%는 종료됐고, 7월 말까지 결제된 해외주식에는 80%가 적용됐다. 8월부터 12월까지 결제되는 매도분의 공제율은 50%로 낮아진다. 투자자들은 의무 보유 기간과 국내 증시 급락에 따른 손실 부담 때문에 계좌를 조기에 정리하고 있다.
시장 간 수익률 격차는 자금 흐름을 바꾼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코스피는 7월 한 달 동안 20% 넘게 떨어졌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하락률은 같은 기간 약 2%에 그쳤다. 국내 증시가 빠르게 오른 뒤 큰 폭으로 출렁이면서, 세금을 줄이려고 자금을 1년간 묶어둘 경우 절감액보다 원금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장기 상승 가능성이 있는 시장을 선호하는 투자 성향도 세제 혜택만으로는 바뀌지 않았다.
한국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월 50억달러에서 3월 16억9000만달러로 줄었고, 4월에는 4억6900만달러 순매도로 전환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6월 6억3300만달러 순매수로 돌아선 뒤 7월에는 46억7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RIA 도입 전인 2월의 39억달러보다 18.2% 많은 규모다. 제도의 지속성을 높이려면 국내 투자로 선택지를 제한하는 구조를 보완하고, 1년 의무 보유 기간을 완화하는 한편 세제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