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IC 확진 문턱에 막힌 형제의 치료
핵심 요약
17년간 증상을 겪은 B씨가 PFIC 진단을 받았지만 유전자 확진 기준 때문에 치료제를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치료제가 건강보험에 등재됐으나 B씨 형제는 산정 특례와 약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임상 진단이 명확한 환자를 포괄하도록 진단과 치료 접근 기준을 보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7년간 극심한 가려움증과 황달을 겪은 B씨가 올해 초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증(PFIC)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제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임상 증상은 뚜렷하나 알려진 13개 원인 유전자 변이가 검사에서 확인되지 않아 희귀질환 산정 특례 등록과 치료제 지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B씨는 2009년 처음 증상이 나타난 뒤 대학병원에서 독성 간염 치료를 받았으나, 매년 또는 한 해 간격으로 증상이 되풀이됐다. 온몸을 피가 날 정도로 긁어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황달이 심해지면 피부에 형광빛이 돌 정도였다. 음식 냄새에도 구토해 제대로 먹지 못했으며, 증상이 시작된 뒤 몇 주 안에 체중이 10㎏씩 줄기도 했다. 첫 병원을 4년간 다닌 뒤 옮겼지만 정확한 병명은 세브란스병원 진료를 받은 올해 초에야 확인됐다.
PFIC은 유전자 변이로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배출되지 못하고 내부에 쌓이는 희귀유전질환이다. 세계적으로 5만~10만명당 한 명꼴로 발생하며 국내 확진자는 약 30명으로 추산된다. 초기에는 가려움 외에 특징적인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어렵고, 진행되면 황달과 성장 지연, 간 손상이 나타난다. 주로 영아기나 어린 시기에 발견되지만 진단까지 수십 년이 걸리는 사례도 있다. B씨의 형도 4년 전부터 같은 증상을 겪다가 최근 서울대병원에서 PFIC 진단을 받았다.
세계 최초 PFIC 경구 치료제 오데빅시바트는 지난해 10월 건강보험에 등재됐지만 B씨 형제는 유전자 확진 기준에 막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평생 복용해야 하는 이 약은 한 달 비용이 4000만원에 달해 보험 지원 여부가 치료 접근성을 좌우한다. 의료진은 두 형제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변이를 공유할 가능성을 두고 해당 변이를 찾고 있다. 임상적으로 PFIC이 명확한 환자도 지원에서 제외되는 공백을 줄이기 위해 진단 절차와 치료제 적용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