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공사 지연·소송 악순환, 책임준공 현장 흔든다
핵심 요약
일부 PF 대주단의 자금 집행 지연과 민원 제기로 책임준공 사업장의 공사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책임준공 관련 소송 30여건의 1심 다수는 지연 사유와 관계없이 PF 원리금 전액 배상을 명령했다. 최근 법원이 기한 조정 특약의 효력을 인정하면서 대주단의 무분별한 청구를 제한할 가능성이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서 일부 대주단이 대출금 집행을 미루거나 민원을 제기해 공사와 사용승인을 지연시키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책임준공 기한을 넘긴 시공사와 부동산신탁사에 PF 원리금 전액을 청구하는 소송에서 대주단이 잇따라 유리한 판결을 받으면서, 정상적인 사업 진행보다 지연 뒤 소송을 택하는 편이 유리해졌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나온다. 금융당국에 문제를 제기해도 자율조정 권고에 그쳐 갈등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크다.
책임준공은 약정 기한 안에 공사를 끝내지 못할 경우 시공사와 신탁사가 PF 원금과 이자를 부담하며, 최종 책임은 신탁사에 돌아가는 구조다. 일부 대주단은 향후 지급할 이자까지 미리 유보한 채 공사비를 제때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자치단체에 민원을 넣어 사용승인을 막거나 민원 사유를 찾기 위해 야간에 공사 현장에 들어간 사례도 있다. 사용승인이 늦어지면 책임준공 기한을 맞추기 어려워진다는 점을 이용한 행위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책임준공 기한 미준수를 둘러싼 소송은 30여건에 이른다. 1심 판결 대부분은 지연 사유를 세부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PF 원리금 전액을 배상하도록 했으며, 기한을 단 하루 넘긴 사업장에도 같은 취지의 판단이 내려졌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대주단도 미분양 위험을 부담하지만,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원금과 이자를 함께 회수할 수 있어 고의적인 지연과 소송 제기가 늘어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업장별 지연 원인과 대주단의 실제 손해를 따져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배경이다.
최근에는 책임준공 특약의 효력을 인정해 신탁사의 책임을 제한한 판결도 나오고 있다. 지방 A사업장은 공사기간이 늘어나면 책임준공 기한도 연장된다는 특약을 뒀고, 법원은 지난 6월 해당 조항이 무효라는 대주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른 지방 사업장에서도 인허가 상황에 따라 기한을 조정할 수 있다는 특약을 근거로 신탁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책임준공 신탁의 여파로 신탁업계는 신용등급 하향과 일부 회사의 희망퇴직을 겪고 있으며, 부실 사업장에 투입한 신탁계정대여금은 10조원에 육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