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축구 혁신위, 내부 불투명·기성 조직 반발에 흔들
핵심 요약
K축구 혁신위가 선거제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지역 축구계의 반발과 내부 절차 논란에 직면했다. 회의록 부재와 직선제 시행안 지연, 대의원 총회 통과 가능성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혁신위는 이달 중 대한체육회 규정을 개정하고 유소년 축구 등 중장기 육성 방안을 논의한다.

출범 한 달을 앞둔 K축구 혁신위원회가 선거제 개편을 둘러싼 축구계의 반발과 운영 절차 미비로 개혁 동력을 시험받고 있다. 혁신위는 4일 비대면으로 다섯 번째 회의를 열어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방식 등 핵심 혁신안을 논의한다. 지난달 6일 출범한 위원회는 박지성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이영표·박주호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위원장 후보였던 최휘영 문화체육부 장관은 정부 개입을 줄인다는 취지에서 위원으로 합류했다.
지역 축구계에서는 서강일 전북특별자치도축구협회장, 백현식 부산축구협회장, 박성완 충남축구협회장 등이 혁신위 운영에 반대하고 있다. 박지성 공동위원장의 경험을 문제 삼는 강경한 발언까지 나오면서 반대 세력이 결집하는 양상이다. 내부 운영도 논란이다. 혁신위는 네 차례 회의에서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다. 발언 공개가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을 내놨지만, 축구협회의 폐쇄적인 의사결정을 바꾸겠다는 출범 목적과 어긋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혁신위는 300여 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간선제를 1만 명 이상이 투표하는 직선제로 전환하는 방향을 제시했으나 한 달째 시행 방식과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다. 실제 적용에는 대의원 총회 의결이 필요하고, 대의원 다수가 현 축구협회 핵심 인사라는 점도 변수다. 지난해 선거에서는 선거인단 192명 가운데 156명이 정몽규 전 회장을 지지했다. 기성 축구계의 강한 조직 기반을 고려하면 제도 개편안이 총회 문턱을 넘는 과정에서 상당한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30일 청문회도 구체적인 대안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지 못한 채 월드컵 성적 등 자극적인 쟁점에 치우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혁을 주장해 온 인사들이 잇달아 불참했고 박지성·이영표·박주호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혁신위는 직선제의 토대가 될 대한체육회 규정 개정을 이달 안에 마무리하고, 폭넓은 축구계 의견을 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다. 유소년 축구를 비롯한 중장기 육성 방안도 논의한다. 국민적 공감과 별개로 내부 저항이 확인된 만큼 세부 제도와 실행 일정을 신속히 제시하는 일이 향후 개혁의 관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