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장학재단 주식 출연…전직 이사들 배상책임 없어
핵심 요약
법원이 KT&G의 장학재단 등에 대한 자기 주식 출연을 배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FCP 특수목적법인이 전직 이사 18명에게 약 698억원을 청구했으나 패소했다. 재판부는 출연 목적과 규모를 고려해 현저한 재산 손실이나 유의미한 의결권 희석이 없다고 봤다.
KT&G가 장학재단 등에 자기 주식을 출연한 행위는 회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전지법 제11민사부는 13일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의 특수목적법인 아그네스가 KT&G 전직 이사 18명을 상대로 낸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KT&G는 장학재단 등을 설립한 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네 차례의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자기 주식 68만1123주를 출연했다. 아그네스 측은 처분으로 되살아난 의결권이 대표이사 연임을 비롯해 전직 이사들의 경영권 방어와 지배력 유지에 유리하게 행사되도록 출연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재산이 직접 감소했다며 약 698억원의 배상도 청구했다.
재판부는 해당 주식 처분이 KT&G 민영화 이후 20년 넘게 이어진 사회공헌사업과 근로자 복지사업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판단했다. 출연 규모도 회사가 보유한 전체 자기 주식 가운데 약 5~6%에 그쳤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주식 출연의 목적과 규모를 함께 살펴볼 때 전직 이사들에게 회사 손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재산상 손해와 의결권 희석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처분된 주식을 각 처분일 종가로 환산한 금액은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의 0.5~2.4% 수준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이 정도 규모만으로 회사에 현저한 재산 손실이 생겼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기존 주주가 가진 의결권의 가치 역시 의미 있는 수준으로 희석됐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