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지분 경쟁 가열…수은 컨설팅에 쏠린 시선
핵심 요약
수출입은행의 첫 우주·항공산업 컨설팅 발주로 KAI 민영화 논의가 다시 부상했다. 한화그룹과 LIG D&A, 현대차그룹이 KAI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수은은 매각 목적을 부인하지만 업계는 이번 용역이 경영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이 처음으로 우주·항공산업 컨설팅 용역을 발주하면서 KAI 민영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13일 공개된 용역 범위에는 국내외 시장 분석과 경쟁력 강화 방안, 과제 실행계획 검토가 포함됐다. 수은은 매각이나 민영화를 전제로 한 작업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복수의 국내 기업이 인수 의지를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은 지분 향방에 집중되고 있다.
방산업계는 컨설팅 과정에서 KAI의 진행 사업과 수출 규모, 원가 구조, 인사·노무 현황 등 경영 전반을 점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용역이 향후 매각에 필요한 실사 자료를 마련하는 성격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수은은 KAI 지분 26.41%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그룹과의 지분율 격차는 10.52%포인트까지 좁혀진 상태다.
KAI 민영화는 과거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이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수은은 경영 자율성 보장을 이유로 사실상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정권 교체기마다 외부 인사가 주요 자리를 맡는 구조가 반복됐다. KAI는 지난해 1조원 규모 UH-60 블랙호크 성능 개량 사업과 천리안 5호 개발 사업을 수주하지 못했고, 1조5593억원 규모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 사업 입찰에서도 탈락했다.
인수 후보 가운데 한화그룹은 항공 엔진·유도무기·레이더·위성·지상·해양 방산 역량과 KAI의 전투기·헬기·무인기 체계종합 능력을 결합할 수 있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KAI 출신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경험이 있는 임원들도 인수 실무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LIG D&A는 LG그룹 계열사와 각각 30%, 70%를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지분 인수 예상액은 주가 상승으로 약 3조원에서 7조원 수준으로 커졌다. 현대차그룹도 슈퍼널의 2028년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 상용화 목표와 KAI의 비행체 설계 기술, 자체 대량생산 능력과 글로벌 공급망을 연계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