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미국 함정 시장 공략…비전투함·블록 생산부터
핵심 요약
한화 필리조선소가 미국 미사일방어청의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 수주에 성공했다. HD현대는 미국 EPC 기업 키윗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블록·모듈 생산 협력에 나섰다. 미국의 규제와 열악한 공급망을 고려해 비전투함과 블록 생산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가 추진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 함정 시장에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 함정을 건조하는 것이 사실상 막혀 있고 현지 라이선스 획득 등 절차상 장벽이 있는 만큼, 비전투함과 블록 생산을 중심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한화 필리조선소는 미 선박관리업체 토트 서비스와 함께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의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인도 업체로 선정됐다. 이 선박은 미사일 비행시험 시 궤적 추적, 원격 측정자료 수집, 통신·시험 결과 분석 등을 지원하는 비전투 선박이다. 필리조선소가 2024년 12월 한화그룹에 인수된 이후 미국 정부로부터 처음 수주한 사례로, 이번 계약은 미국의 차세대 공중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화는 필리조선소에서 전투함 건조 라이선스 획득을 추진하며 핵 추진 잠수함 등 미 해군 전투함 건조를 장기 목표로 하고 있다.
HD현대는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현지 업체와의 공동 생산과 블록·모듈 공급에 무게를 두고 있다. HD현대는 미국 설계·조달·시공(EPC) 기업 '키윗'과 조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미국 현지에서 선박 공동 건조를 모색하고 선박용 블록과 모듈 생산에 협력하기로 했다. HD현대는 지난해부터 미국 조선소 지분 참여와 인수 등 현지 생산거점 확보 방안을 검토해오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점진적 접근법을 취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함정시장 규제와 취약한 공급망이 있다. 미국 함정의 해외 조선소 건조는 반스-톨레프슨 수정법에 의해 사실상 막혀 있으며, 현재 의회에 계류된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는 비전투함에만 예외를 두는 조항이 추가됐다. 외국 조선소에서의 함정 정비·수리도 제한돼 국내 업계는 일본을 모항으로 하는 미 해군 제7함대 함정을 대상으로만 MRO 사업이 가능하다. 또한 미국은 조선 인프라와 인력이 열악해, 최근 한미 조선협력 전략대화에서 홍석환 HD현대 미국법인장은 현지 인력 생산성 저하와 공급망 문제를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지 규제와 여건을 고려하면 비전투함을 먼저 공략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전투함 해외 건조는 장기적 목표로 두고 모듈형 건조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