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계열사 공동 의제 교섭 본격화
핵심 요약
IT 기업집단의 본사 권한 집중에 대응하는 통합교섭 방안이 국회 토론회에서 논의됐다. 네이버 16개 법인의 연간 교섭은 150회, 노사 투입 시간은 1천시간 이상으로 집계됐다. 네이버 노조는 오는 20일 선포식을 열고 공통 의제를 연결하는 교섭을 추진한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IT 업종의 통합교섭 구조를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본사에 권한이 집중된 기업집단에서 자회사별 교섭이 반복되는 한계를 점검하고, 공통 의제를 함께 다루는 법적·현실적 방안을 찾기 위한 자리다. 네이버 노조는 올해 8월 기준 28개 법인에 조합원 6천200명을 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16개 법인에서 단체협약 체결과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노조가 집계한 16개 법인의 교섭은 연간 150회에 이르며 노사 관계자 100여 명이 해마다 1천시간 이상을 투입한다. 법인마다 별도의 법률 자문 비용도 발생한다. 네이버는 국내 40여 개, 카카오는 90여 개 자회사 체계로 운영되지만 인사·홍보·회계·재무 등 핵심 관리 기능은 본사에 집중돼 있다는 게 노동계의 판단이다. 임금교섭에서도 자회사들은 네이버 합의안이 나오기 전까지 사측 안을 내놓지 못하다가 본사 합의 직후 같은 수준에서 타결되는 양상이 제시됐다.
토론에서는 운영비 정산 뒤 남은 자금이 근로자 처우 개선에 쓰이지 않고 네이버의 유상감자를 통해 회수된 2차 자회사 사례도 다뤄졌다. 자회사와 손자회사가 여러 법인으로 나뉘어 있어도 근로조건을 좌우하는 실질적 권한은 모기업에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로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하거나 결정하는 주체의 사용자성을 인정할 토대가 마련됐지만, 모기업의 책임 범위는 실제 지배·결정권을 행사하는 근로조건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법률적 검토도 나왔다.
대안으로는 법인별 교섭 단위를 유지하되 공통 의제의 절차를 연결하는 ‘절차 연계형 다층 교섭 모델’이 제시됐다. 반복 교섭에 따른 비용을 줄이고 법인 간 갈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평가다. 엔씨가 최근 1년간 7차례 분사와 대규모 권고사직을 겪은 사례와 함께 포괄임금제 운영 원칙, 재택·유연근무 기준, AI 활용 평가제도를 공동 기준으로 마련할 필요성도 논의됐다. 네이버 노조는 오는 20일 낮 12시 통합교섭 선포식을 열고 이른바 ‘판교모델’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