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주가 누르기 대책 발표 나흘 만에 재검토
핵심 요약
이재명 대통령이 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을 발표 나흘 만에 전면 재검토하도록 지시했다. 기존 ISA의 혜택 축소와 주가 누르기 규제의 좁은 적용 범위를 놓고 실효성 논란이 커졌다. 4000건이 넘는 보완 의견이 접수된 부동산 세제까지 세부 설계를 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정부 세제개편안에 담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청년층과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하면서 두 방안은 정책 발표 나흘 만에 수정 대상에 올랐다. 시장 파장과 국민 수용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정책 설계가 혼선을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국내 투자로 운용 대상을 제한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는 대신 기존 ISA의 만기 연장을 제한하고 납입한도 이월을 폐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시행될 경우 가입자는 만기 때마다 세금을 정산한 뒤 다시 가입해야 해 장기 절세 혜택이 단절된다. 사용하지 않은 납입한도를 넘겨 목돈이 생겼을 때 한꺼번에 투자하는 방식도 어려워져 소득이 불규칙한 사회초년생과 자영업자의 자산관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은 대주주가 주가를 고의로 낮춰 상속·증여세를 줄이는 행위를 차단하려는 취지지만 적용 기준을 둘러싸고 여당에서도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다. 정부안은 최근 13개 반기 가운데 12개 반기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권인 기업을 대상으로 삼았다. 현재 해당 상장사는 130개에 그치며, 대주주가 두 차례만 주가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려도 규제를 피할 수 있다. 평가 기준일 전후 2개월 평균 주가의 130%로 설정한 과세 기준 역시 주가 억제 행위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여당은 시장 및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두 제도의 부작용을 줄일 보완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세제개편의 핵심인 부동산 세제도 추가 점검 대상으로 거론된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는 정부가 입법예고한 관련 법안에 대한 보완 의견이 9일 오후 기준 4000건을 넘어섰다. 실거주 중심 과세를 통해 조세 형평성을 높인다는 원칙을 유지하되, 시장 충격과 선의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세부 기준을 정밀하게 다듬는 작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