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전류 장갑 구매에 인권침해 우려 확산
핵심 요약
ICE가 피부 접촉 방식의 전기 충격 장갑을 최대 2000만달러어치 구매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제조사는 상처가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취약계층 사용과 고문·처벌 목적의 운용을 금지했다. 시민단체는 강경 단속과 총격 사망 논란을 겪은 ICE가 장비를 오용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고강도 이민 단속으로 비판받아 온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피부 접촉으로 전류를 흘려보내는 장갑형 제압 장비 도입을 추진한다. ICE가 소속된 국토안보부는 지난 10일 ‘CT-G5 G.L.O.V.E’ 구매를 위한 입찰 공고를 홈페이지에 냈다. 계약 규모는 최대 2000만달러, 약 282억5000만원이다.
‘저출력 전압 방출기’를 뜻하는 CT-G5는 전원을 켠 장갑으로 대상자의 피부를 직접 만지면 전기 충격이 전달되는 구조다. 미국 일부 교도소와 경찰이 이미 사용하고 있다. 제조사 컴플라이언트 테크놀로지스는 통상 3초 안에 대상자의 순응을 끌어내면서 화상이나 자국,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설명서에는 고문·처벌 목적으로 쓰지 말고 노인과 어린이, 임산부, 중증 장애인에게도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가 담겼다.
인권·시민단체는 외부에서 알아차리기 어려운 방식으로 전기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점과 현장 요원의 오용 가능성을 문제로 들었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의 젠 롤닉 보르체타 부프로젝트 책임자는 ICE가 장비를 적절하게 사용할 것이라는 신뢰가 없다고 비판했다. 구금 중 사망 방지 연구소의 존 피터스 소장은 충격을 벌에 쏘이는 수준의 고통으로 평가하면서 부상 위험은 낮지만 오용 우려는 남는다고 지적했다. 국토안보부는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ICE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지난해 1월 시작된 뒤 불법 이주자 단속과 추방을 강화했다. 정부는 취임 직후 하루 최대 1500명 체포 목표를 세웠고,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칼렙 비텔로 ICE 국장 대행을 경질했다. 규탄 집회가 확산하자 지난해 6월 로스앤젤레스 시위 현장에 무장 주방위군이 투입됐고, 8월에는 워싱턴DC에서 ICE 요원들이 이민자를 단속·구금했다. 9월에는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서 국토안보수사국, 연방수사국과 합동 단속을 벌여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체포했다. 올해 1월 미네소타주에서는 차량 단속에 불응한 르네 굿이 총격으로 숨졌고, 같은 달 인근에서 알렉스 프레티도 ICE 요원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