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30년 노동 뒤 남겨진 질병과 상실
핵심 요약
IBM에서 약 30년간 일한 노동자는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환경을 거친 뒤 종양을 진단받았다. 항암·방사선 치료 이후 뇌종양까지 발생했고 결혼 42년째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작업환경과 질병의 관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가족이 겪은 상실을 증언했다.
얀 패터슨의 남편은 1974년 5월 미국 IBM 산호세 지사에 고객지원 엔지니어로 입사해 약 30년간 근무한 뒤 2005년 무렵 퇴직했다. 그는 1996년 마흔여섯 살쯤 심장을 둘러싼 특이한 형태의 종양을 진단받았고, 수술이 불가능해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이후 뇌종양까지 생겼으며, 결혼 42년을 맞은 해 세상을 떠났다.
초기 업무는 팔로알토 등 여러 현장을 돌며 타자기와 복사기를 수리하는 일이었다. 세척용 화학약품을 기기에 붓고 송풍기로 말리는 과정에서 장갑은 지급되지 않았고, 약품이 밴 걸레를 별도로 보관할 용기도 없었다. 작업 뒤 남은 걸레는 하루 동안 차량 안에 놓였다. 1979년 공장 클린룸으로 옮기기 전부터 화학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작업환경이었다.
클린룸에서는 방진복을 갖춰 입고 카펫만 한 크기의 장비 내부에 들어가 작업했다. 외관은 무균 공간처럼 정돈돼 있었지만 내부에는 화학물질 냄새가 남아 있었다. 해군에서 전자장비 교육을 받은 남편은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개선 제안 포상을 여러 차례 받았고, 독일과 일본을 방문해 생산시설과 업무의 해외 이전을 돕기도 했다. 입사 초기 직원 존중을 중시했던 회사가 시간이 흐르며 수익을 앞세우는 조직으로 변했다는 것이 그가 가족에게 남긴 평가였다.
질병이 발견된 뒤 그는 1년 동안 일을 전혀 하지 못했지만 회사는 급여를 계속 지급했고 상사가 병문안을 오기도 했다. 치료 당시 제시된 생존 가능성은 50%였다. 가슴의 암이 뇌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예방적 뇌 방사선 치료도 받았으나, 패터슨은 훗날 발생한 뇌종양과 이 치료의 관련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네 자녀와 패터슨은 가족과 동료에게 다정하고 헌신적이었던 가장을 잃었고, 패터슨은 작업 중 노출이 암과 죽음으로 이어졌다는 의문을 품은 채 남편 없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