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시리아 ‘99번 부지’ 핵물질 제거 합의
핵심 요약
IAEA와 시리아 정부가 99번 부지의 핵물질을 제거하기로 합의했다. 이스라엘은 더티밤 악용 가능성과 시리아 측의 접근을 우려해 군사 대응을 경고했다. 제거가 완료되면 알키바르 원자로 파괴 뒤 남은 비밀 핵 개발의 잔재 하나가 약 20년 만에 사라진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시리아 정부가 이른바 ‘99번 부지’에 보관된 핵물질을 제거하기로 약 3주 전 합의한 사실이 10일 확인됐다. 해당 물질은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상태는 아니지만 방사성 물질을 확산시키는 ‘더티밤’에 쓰일 수 있어 이스라엘이 처리를 요구해왔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군사 행동 자제를 요청하는 동시에 시리아 새 정부와 협의해 IAEA를 통한 해법을 마련했다.
합의는 최근 시설 주변에서 움직임이 포착되며 긴장이 다시 높아진 가운데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새 정부가 핵물질에 접근하고 튀르키예가 이를 지원할 가능성을 우려했으며, 물질이 제거되지 않거나 시리아 측의 접근이 확인되면 시설을 재차 폭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년간 부지를 감시했고, 2024년 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 직후 다른 세력의 핵물질 확보를 막으려고 시설 입구를 폭격해 봉쇄했다.
99번 부지는 아사드 정권의 비밀 핵 프로그램과 연계된 연구·개발 및 저장 시설로, 우라늄 광석 가공 분말인 옐로케이크와 알키바르 원자로 사업의 잔여물이 보관된 곳이다. 시리아는 약 20년 전 동부 지역에 IAEA에 신고하지 않은 알키바르 원자로를 건설했다. 가스 냉각·흑연 감속 방식인 이 원자로는 북한 영변 원자로와 유사했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북한이 건설을 지원한 것으로 판단했다.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시설이었지만 가동 전인 2007년 9월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됐다.
시리아는 알키바르가 핵시설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IAEA는 2008년 현장 조사에서 인위적으로 처리된 우라늄 입자를 발견했다. IAEA는 2011년 시리아의 안전조치협정 불이행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했다. 이후 아사드 정권이 조사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아 관련 시설과 물질의 실체는 장기간 규명되지 못했다. 2024년 말 정권 붕괴 뒤 새 정부가 IAEA의 접근을 허용하면서 처리 절차가 가능해졌으며, 제거가 완료되면 알키바르 원자로 폭격 이후 남은 비밀 핵 개발의 잔재 하나가 약 20년 만에 사라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