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만도 평택공장 정비 중 숨진 하청 청년
핵심 요약
1998년생 김승모 씨가 HL만도 평택공장에서 설비를 정비하다 끼임 사고로 숨졌다. 소속 업체의 계약·지휘 구조와 현장의 안전관리 부재가 핵심 쟁점으로 제기됐다. 법적 책임 규명과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998년생 하청노동자 고 김승모 씨가 지난 7월 22일 HL만도 평택공장에서 설비 유지보수 작업을 하던 중 끼임 사고로 숨졌다. 김 씨는 부품 가공 설비인 MCT 12호기 안에서 정비하고 있었으나, 이를 알지 못한 동료 작업자가 시운전 버튼을 누르면서 사고를 당했다. 당시 현장에는 여러 하청업체가 작업하고 있었지만 작업 전반의 소통과 관리를 맡을 원청 안전관리자는 없었다.
김 씨가 소속된 피아로딕스는 사장을 포함해 직원이 4명인 업체다. 사장은 HL만도 정규직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뒤 회사를 설립했다. 피아로딕스는 원청과 업무 범위를 정하는 정식 도급계약을 맺지 않은 채 HL만도 관리자의 작업지시에 따라 상시 유지보수를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파견 금지 규정에 어긋나는 불법파견인지와 위험 업무를 하청에 넘긴 구조였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HL만도 평택공장은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을 생산한다. 회사는 14년 동안 정규직을 채용하지 않고 퇴직자가 빠진 자리를 비정규직 인력으로 채워왔다. 사고 당시 원청의 작업 재촉이 있었고 설비에는 안전장치가 갖춰지지 않았다. 작업지시자와 실제 수행자의 소속이 다른 구조에서는 위험 정보와 정규직이 축적한 작업 경험이 하청노동자에게 충분히 전달되기 어렵다는 문제도 드러났다.
사고를 둘러싸고 기계 운전 전 확인과 신호, 정비 중 운전정지, 잠금·표지 조치, 작업지휘자 배치 의무가 지켜졌는지 조사가 필요하다. HL만도에서는 2016년에도 유사한 사고가 있었지만 충분한 개선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 여부를 규명하는 한편,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