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만도, 열지 않은 산안위 회의록 제출 논란
핵심 요약
HL만도가 개최하지 않은 2분기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회의록을 노동부에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망사고 설비에는 인터로크가 없었고 안전관리감독자도 배치되지 않았다. 노동부는 원청의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함께 조사할 방침이다.
20대 하청 노동자 김승모씨의 끼임 사망사고가 발생한 HL만도가 실제로 열지 않은 2분기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회의록을 작성해 이달 초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에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문서에는 사고의 직접 원인과 맞닿은 기계 불시 가동 방지 절차인 LOTO 운영체계를 보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회사는 지난 6월 노사 협의로 산안위를 서면 대체했다는 입장이다.
설비 점검 하청업체 소속인 김씨는 지난달 22일 점검을 위해 기계 내부에 들어갔다가 숨졌다. 원청 관리자는 김씨가 안에 있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원청 노동자에게 시운전을 지시했다. 해당 설비에는 문이 열리면 작동을 멈추는 인터로크가 없었고, 작업을 조정할 안전관리감독자도 배치되지 않았다. 금속노조의 1차 조사에서는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와 가동 정지 안전표시줄 등 사고 당일 원청의 안전조치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산안위는 노동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사업장의 주요 안전·보건 사안을 분기마다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그러나 HL만도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와 2022년에 각각 연 1회만 회의를 열었고, 2021년에는 2회, 2024년에는 3회 개최하는 데 그쳤다. 실제 회의 없이 노조 측 서명만 받아 회의록을 작성하는 방식도 관행적으로 이어졌다. 회사는 사고 뒤 협력사 소통 강화 등을 대책으로 내놓고, 작업이 중지된 기계 39대의 재가동을 위해 현장 노동자들에게 조치가 충분하다는 취지의 서명을 받고 있다.
유가족 대응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HL만도 법률대리인은 김씨의 하청업체가 상시근로자 5명 미만이어서 중대재해처벌법과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문건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노동부는 하청업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와 함께 원청의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금속노조는 12일 대책위원회를 발족해 작업 재개 시도 중단과 유가족 개별 접촉 금지, 위험 설비 작업 중지, 정규직 충원, 외주 작업 안전수칙 마련을 요구했다. HL그룹은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