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비용 급등에 루빈 울트라 사양 재검토
핵심 요약
엔비디아가 루빈 울트라의 HBM 용량을 당초 계획보다 최대 81%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차세대 서버의 메모리 원가 비중은 25.7%로 높아졌고 노트북과 스마트폰에서도 저용량 제품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탑재량 축소에도 AI 수요와 공급 부족으로 2027년 HBM 출하량은 전년 대비 50~60% 증가할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2027년 출시할 차세대 AI 칩 ‘루빈 울트라’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용량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칩 1개에 12단 HBM4E 16개를 넣어 총 1TB를 구현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시험 제품은 192GB까지 축소될 수 있다. 계획 대비 81% 적고 현재 양산 중인 288GB급 ‘루빈’보다도 33% 작은 규모다. 최종 사양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올해 3분기부터 8단 HBM4E와 이전 세대인 HBM4 등을 적용한 저용량 제품을 시험할 계획이다. 배경에는 가파르게 뛴 메모리 원가가 있다. 그레이스 블랙웰 GB300 서버는 총원가 399만4551달러 가운데 메모리 비용이 37만3939달러로 9.4%를 차지했다. 베라 루빈 VR200은 총원가가 780만3148달러로 95% 늘어나는 동안 메모리 비용이 200만1600달러로 435% 급증해 비중이 25.7%에 이르렀다.
메모리 축소 움직임은 노트북과 스마트폰으로도 번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델·에이서는 기본 메모리가 16GB로 높아지던 흐름과 달리 8GB 노트북을 다시 내놓았다. 구글도 이달 출시 예정인 픽셀 11의 기본 메모리를 전작의 12GB에서 8GB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 가격 상승분을 완제품 가격에 모두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11%, PC는 4% 감소했다.
다만 제품당 탑재량 감소가 곧바로 메모리 업황 둔화를 뜻하지는 않는다. HBM을 지나치게 줄이면 더 많은 AI 칩을 연결해야 해 전체 시스템 비용이 오를 수 있다. 2027년 HBM 출하량은 전년보다 50~60% 증가할 전망이지만 공급은 수요 증가를 따라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도 온디바이스 AI 확산으로 일정 수준 이하의 축소가 쉽지 않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고가 정책이 시장 축소와 신규 경쟁자의 진입을 부를 수 있다며 공급 확대와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