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표시 1년 당긴다…식품업계 조달 차질 우려
핵심 요약
당류와 식용유지류의 GMO 완전표시제 시행일을 올해 말로 1년 앞당기는 방안이 추진된다. 업계는 장기 선도계약과 이력관리 체계 구축 때문에 연말 시행에 맞추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Non-GMO 원료 수급에 실패하면 국내 제품이 위축되고 수입 완제품이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당류와 식용유지류의 GMO 완전표시제 시행일을 내년 12월 31일에서 올해 12월 31일로 1년 앞당기는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달 8일 유예기간을 반영해 고시한 일정을 한 달 만에 다시 조정하는 것이다. 행정예고안이 확정되면 예정대로 연말부터 적용되는 간장류를 포함해 세 종류의 제품이 동시에 완전표시제 대상이 된다.
완전표시제는 최종 제품에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남지 않아도 생산 과정에서 GMO 원료를 사용했다면 이를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시행 시기 재검토는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원료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지시한 뒤 추진됐다. 식약처는 5일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업계는 이미 내년 말 시행을 전제로 원료 구매와 설비 투자를 진행해 일정 변경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곡물 구매 계약은 통상 옥수수는 6개월, 대두는 약 1년 전에 체결하며 Non-GMO 원료도 파종 전에 산지와 계약재배 방식으로 확보한다. 여기에 원료별 구분유통증명서와 수출국 정부발급증명서, 시험성적서를 마련하고 입고부터 출하까지 추적하는 관리 체계도 새로 구축해야 한다.
원료 수급 환경도 부담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재배되는 대두와 옥수수의 90% 이상은 GM 품종이며, 2024 양곡연도 국내 곡물자급률은 사료용을 포함해 21.6%, 식량 기준 옥수수 자급률은 4.3%다. Non-GMO 원료에는 가격 할증과 최저 거래물량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아 중소·영세업체는 확보가 더 어렵다. 정제식품은 성분 분석만으로 GMO 사용 여부를 판별하기 어려워 서류 이력관리 부담이 국내 제품에 집중되고, 전환에 실패한 제품의 자리를 수입 완제품이 채우면서 소비자 선택지가 오히려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