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I·GDP 격차 9.4%p…1960년대 이후 최대 기록
핵심 요약
GDI와 GDP 격차가 9.4%p로 1960년대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이 내수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성과가 특정 계층에 편중된 점과 금융 불균형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총소득(GDI)과 국내총생산(GDP) 간 격차가 9.4%포인트(p)로 벌어지며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6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19일 'BOK이슈노트'를 통해 이번 교역조건 개선이 반도체 경기 호조에 기인하며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GDI 증가가 가계 구매력과 기업 투자 여력을 확충해 향후 내수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이번 교역조건 개선의 특징으로 수출 물가 상승이 주도한 점, 반도체 등 IT 부문 강세, 그리고 양호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꼽았다. 2000년대 이후 네 차례의 교역조건 개선기 중 과거 세 차례(2009년, 2015~16년, 2020년)는 국제유가 등 수입 물가 하락이 주된 요인이었으나, 이번에는 반도체 가격 상승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다애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2분기 순상품교역지수를 보면 유가가 상승했음에도 반도체 가격이 더 올라 교역조건이 개선됐다"며 앞으로도 개선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교역조건 개선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구조적 반도체 수요 증가에 기인해 과거 사이클보다 폭과 지속 기간이 클 가능성이 높다. 과거 교역조건 개선기에는 민간 소비 확대 효과가 제한적이고 투자는 시차를 두고 증가했지만, 이번에는 수출 물가 상승형 국면인 데다 충격 규모가 크고 지속성도 길어 내수 파급 효과가 과거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소비 측면에서 IT 부문 중심의 높은 임금 상승세가 가계 소득 기반을 확충하고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도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한은은 수혜가 한계소비성향과 자산효과가 낮은 고소득·고자산층에 집중된 점은 파급 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웅 조사총괄팀 차장은 "투자에서는 반도체 파급 효과가 바로 나타나고 있지만, 소비는 임금 상승을 전제해야 한다"며 내년 임단협을 통해 타 업종으로 임금 상승세가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은은 반도체 호조 성과가 일부 산업·계층에 편중된 만큼, 성과가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부문으로 유입될 경우 금융 불균형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원이 IT 부문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산업 생태계 붕괴와 계층 간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