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트럼프 일가 지분 매각 전격 백지화…축구계 반발 수습
핵심 요약
FIFA가 트럼프 일가 투자사에 지분을 매각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UEFA 등 전 세계 축구 단체의 반발과 FIFA 내부 고위 임원들의 반대가 결정적 요인이었다. 인판티노 회장은 내년 회장 선거를 앞두고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와 연결된 투자사에 지분을 넘기려던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뉴욕포스트는 31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매각 계획은 전 세계 축구 관계자들의 거센 반발과 FIFA 고위 임원들 사이의 심각한 내부 갈등 끝에 무산됐으며, FIFA는 회원 협회 대다수의 지지가 없으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초 FIFA는 중계권, 스폰서십, 티켓 판매 등 상업적 권한을 총괄할 자회사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를 설립하고, 이 회사의 20% 지분을 트럼프 대통령 사위의 동생 조슈아 쿠슈너가 창업한 투자사 '스라이브 이터널'에 매각하는 방안을 비밀리에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55개 회원 협회 만장일치로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FIFA 주최 대회 보이콧을 선언했고,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과 아시아축구연맹(AFC)도 잇따라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모든 회원 협회에 보낸 서한에서 9월 19일까지 제안에 동의하면 각 협회에 4000만달러(약 578억원)를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재정 지원이 필요한 소규모 국가들의 지지도 얻지 못했다. FIFA 내부에서도 반발이 거셌다. 인판티노 회장이 직접 발탁한 카를로스 코르데이로 회장 선임 고문은 매각에 반대하며 사임했고, 케빈 라무르 최고운영책임자는 고위 직원들이 인판티노 회장의 투명성 부족에 '속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를 두고 '개인의 프로젝트'이자 '수개월에 걸친 은폐와 거짓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결정은 내년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인판티노 회장의 입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일가 회사가 FIFA 지분을 확보할 경우 경기 운영 전반에 깊숙이 관여할 수 있다는 우려와 비밀 추진 과정이 겹치며 반감이 극에 달했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일가가 '브랜드에 악몽'이 된 이번 사태에 계속 얽히길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으며, 쿠슈너 측이 다른 방식으로 이 분야에 다시 관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FIFA는 이번 철회로 당장의 위기는 넘겼지만, 신뢰 회복과 투명한 의사 결정이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