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순환경제 문턱에 화학사 소재 전환 가속
핵심 요약
EU가 제품 전 과정의 재활용 원료 사용과 탄소배출 관리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SK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은 바이오·재활용 소재 개발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높은 원가와 해외 원료 의존도, 실증 인프라 부족을 해소할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가 과제로 남았다.
유럽연합(EU)이 포장재와 자동차, 전기·전자제품의 재활용 원료 사용 및 탄소배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국내 화학업계가 바이오소재와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석유계 플라스틱 중심의 사업 구조로는 높아지는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어려운 가운데, 올해 약 50조원인 세계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은 연평균 약 17% 성장해 2034년 약 17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EU 포장 및 포장폐기물규정은 2030년까지 페트 포장재의 재활용 원료 함량을 30%로 높이도록 하고, 디지털제품여권을 활용한 원료 이력과 탄소발자국 관리도 의무화한다. 폐자동차규정은 신차에 일정 비율 이상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전기·전자제품에는 생산량의 55~80%를 회수·재활용하는 규제가 확대되고,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에는 t당 800유로가 부과되며 주요 일회용품 사용도 제한된다.
SK케미칼은 그린케미칼 사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재활용이 어려운 폴리우레탄에 쓰이는 고기능성 바이오폴리올을 개발해 스판덱스와 인조가죽, 트레킹화에 적용했으며, 바이오 기반 폴리디옥사논은 석유 유래 BDO보다 온실가스를 약 40%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친환경 제품 매출은 355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였고, 올해 재생원료 2만3480t 사용을 목표로 자원순환 기술과 친환경 소재 사업을 넓히고 있다.
산업 확대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뚜렷하다. 원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고 파일럿 실증 시설이 부족한 데다, 바이오소재 원가는 석유계 소재의 1.5~2배 수준이다. 국내 기술력도 미국과 EU의 70~75% 수준으로 평가됐다. 10일 국회 정책토론회에서는 환경규제를 수출 경쟁력의 문제로 보고 원천 연구개발부터 실증, 공급망, 인증체계, 자원순환 인센티브를 잇는 국가 로드맵과 한국형 전과정평가 데이터베이스, 탄소저감 효과를 반영한 정책·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방향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