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쏠림에 막힌 증시 자금 순환
핵심 요약
ETF 자금이 AI·반도체와 일부 대형주에 집중되며 증시 전반의 자금 순환이 약해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의 흐름이 엇갈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상품 상장 단계부터 유동성과 집중도, 급락 충격을 함께 관리할 제도 설계가 요구된다.
개인투자자의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춘 상장지수펀드(ETF)가 특정 상품과 종목으로 자금을 집중시키면서 증시 전반의 유동성 순환을 약화시키는 양상이 나타났다. ETF 자금이 코스피 대형주를 밀어 올리는 동안 코스닥은 반대 흐름을 보였고, 시장에 유입된 자금이 중소형주와 성장기업까지 확산하지 못하는 문제가 드러났다.
지난 5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뒤 자금은 시장 전체보다 일부 종목과 업종에 집중됐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 ETF에 들어온 자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도주로 이동했고, 패시브 자금도 지수 내 비중에 맞춰 같은 방향으로 흘렀다. 높은 수익률을 확인한 투자자가 다시 레버리지 ETF를 선택하는 흐름도 이어졌다.
ETF는 종목을 직접 고르지 않아도 낮은 비용으로 반도체와 자동차, 채권, 해외 증시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혀 왔다.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새로운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끌어들이는 통로로도 기능했다. 그러나 유입 자금이 대형주에 머물고 중소형주와 성장기업으로 순환하지 않으면 투자 저변 확대라는 본래의 효과가 시장 전체의 활력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혁신 상품이나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개인의 선택을 제한하기보다 수급 집중에 따른 충격을 관리할 장치가 필요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상장 가능성뿐 아니라 기초자산의 거래대금과 유동성, 자금 집중도, 급락 시 시장 충격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최근 관련 대책이 나온 뒤 흐름은 점차 안정됐고, 코스닥은 7월 말부터 이달 10일까지 약 30% 반등했다. ETF 밖의 경쟁력 있는 기업도 자금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시장 전반으로 유동성이 퍼지는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