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야간거래 추진에 운용업계 제동
핵심 요약
한국거래소가 9월 ETF 애프터마켓 도입을 추진하자 주요 운용사들이 참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ETF 괴리율 초과 공시는 올해 5021건으로 지난해 연간 건수를 이미 넘어섰다. LP 참여와 iNAV 제공이 불확실한 만큼 운용업계는 시행 시기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9월 14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운영할 애프터마켓에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운용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거래소는 최근 운용사들에 거래 대상 ETF 명단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주요 운용사 상당수는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다. 제도 전면 백지화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거래소는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운용사들이 우려하는 핵심은 변동성 확대와 가격 왜곡이다. 올해 코스피에서는 사이드카가 46차례 발동했고, 이달에도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한 차례 작동했다. 코스닥에서는 3거래일 연속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지난 5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이 도입된 뒤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장 마감 후 거래까지 허용되면 가격 움직임이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규장에서도 ETF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의 차이를 뜻하는 괴리율은 이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6일까지 ETF 괴리율 초과 공시는 5021건으로, 지난해 연간 3802건을 넘어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5월 27일 이후에만 2254건이 공시됐다. 두 달 남짓한 기간에 발생한 건수가 앞선 약 5개월 동안의 규모와 비슷해 투자자가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팔 위험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애프터마켓의 가격 안정 장치가 정규장보다 취약한 점도 쟁점이다. 정규장에서는 유동성공급자(LP)가 매수·매도 호가를 계속 제시해 괴리를 줄이지만, 야간에는 참여 여부가 불확실하다. 별도 인력과 시스템을 투입해 적정 가격을 산출해야 하는 증권사의 비용 부담도 있다. 거래소는 LP가 자체 산출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실시간 순자산가치(iNAV)를 프리·애프터마켓에서 제공하지 않을 계획이다. 운용업계는 거래시간 확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설정·환매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며 시행 시기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