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가 푼 33년 미제와 뒤늦은 무죄
핵심 요약
DNA 재감정으로 33년간 풀리지 않았던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이춘재로 확인됐다. 공소시효가 끝나 이춘재는 해당 범행으로 처벌받지 않았고, 처제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복역하고 있다.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수감된 윤성여씨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보상과 배상을 받았다.
2019년 8월 9일,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이어진 연쇄살인 사건의 9차 피해자 증거물에서 이춘재의 DNA가 확인됐다. 이후 3·4·5·7차 피해자 유류품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모두 14건인 범행은 화성 11건, 수원 1건, 청주 2건으로 파악됐으며, 피해자는 9세 어린이부터 71세 노인까지 모두 여성이었다.
이춘재는 논두렁이나 수풀에 숨어 있다 늦게 귀가하는 여성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고, 상당수 범행에 피해자의 스타킹과 양말 등 소지품을 이용했다. 경찰은 2019년 9월 18일부터 교도소 접견 조사를 시작했다. 프로파일러와 신뢰 관계가 형성된 뒤 같은 해 10월 1일 범행을 자백했고, 모방범죄로 분류됐던 8차 사건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밝혔다.
경찰은 DNA 분석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과거 검출에 실패했던 증거물을 다시 감정해 진범을 특정했다. 이 사건에는 연인원 205만명의 경찰이 투입됐고 2만1280명이 수사 대상에 올랐으며, 4만116명의 지문이 대조됐다.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사건 명칭은 2019년 12월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으로 바뀌었고 수사는 이듬해 7월 끝났다.
그러나 첫 범행에서 33년이 지나 공소시효가 끝난 탓에 이춘재는 이 사건으로 처벌받지 않았다. 그는 1994년 처제를 성폭행·살해한 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린 윤성여씨는 폭행과 가혹행위로 허위 자백을 한 뒤 20년간 수감됐다. 윤씨는 2009년 가석방됐고, 재심을 거쳐 2020년 12월 17일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형사보상금 25억1000만원과 국가배상금 18억7000만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