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238억원 임원 보수, 항소심서 재심리
핵심 요약
DB하이텍 지배주주 부자가 받은 보수 238억여원을 둘러싼 주주대표소송 항소심이 내달 시작된다. 1심은 실제 업무 수행 가능성과 회사 재정상태 등을 근거로 보수가 위법하거나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에서는 지배주주의 권한 행사를 회사에 제공한 별도 업무로 인정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과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이 DB하이텍에서 받은 보수 238억여원의 적정성을 둘러싼 주주대표소송이 항소심에 들어간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민사2부는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와 소액주주들이 두 사람과 DB하이텍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첫 변론을 내달 17일 오전 10시에 연다.
두 사람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DB하이텍 미등기 임원으로 일하며 김 창업회장 약 118억2600만원, 김 명예회장 약 120억700만원을 받았다. 소액주주들은 이 보수가 사내이사 총보수보다 3~6배 이상 많고 회사가 주주들에게 지급한 총배당금의 16%에 해당한다며 지난해 3월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회사는 두 사람이 경영회의와 임원 채용, 이사회 구성, 인사, 조직개편, 경영계획 및 영업전략 등에 관여했다고 맞섰다.
1심은 두 사람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등 유·무형의 업무를 수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소액주주 측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외부에서 확인되는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업무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고, 회사의 자본금과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고려하면 해당 보수가 특별히 과도한 경영상 위험이나 회사재산의 훼손·낭비를 초래한 수준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1심은 미등기 임원의 보수에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법적 근거도 인정하지 않았다. 소액주주 측은 두 사람이 수행했다는 역할이 지배주주가 관행적으로 행사한 권한에 불과하고,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DB Inc 임원을 겸직하며 중복 보수를 받았다고 항소 이유를 제시했다. 항소심에서는 인사·지배구조·투자에 관한 지배주주의 권한 행사를 DB하이텍에 제공한 별도 업무로 볼 수 있는지, 보수 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지배주주를 일반 미등기 임원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