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 고가 방침에 애플 D램 협상 무산
핵심 요약
애플과 CXMT의 LPDDR5X 공급 협상이 가격 이견으로 결렬됐다. CXMT는 중국 빅테크의 대규모 장기 주문을 바탕으로 높은 단가를 고수했다. 애플의 대체 조달처가 줄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격 협상력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애플과 중국 메모리 업체 CXMT가 차세대 아이폰과 스마트 기기에 들어갈 LPDDR5X 등 D램 공급 가격을 협의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제조원가를 낮추려던 애플은 단가 인하를 요구했으나 CXMT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CXMT가 제시한 가격은 같은 사양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품보다 높거나 적어도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CXMT가 가격을 고수한 배경에는 중국 대형 기술 기업들의 장기 주문이 있다. CXMT는 지난달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최대 5년간 70억달러, 약 9조91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에는 텐센트와 30억달러, 약 4조24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알리바바·화웨이·샤오미·레노보 등과도 비슷한 계약이 논의되는 가운데 내년 생산 물량도 상당 부분 계약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 내 인공지능 수요 확대도 CXMT의 협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주 전 세계 AI 대형 모델 호출량은 56조8000억토큰이었고, 중국이 28조1300억토큰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미국의 4조3800억토큰보다 6배 이상 많다. 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 생산이 늘면서 LPDDR5X 제조 여력은 줄었고, 메모리 가격 협상의 중심도 스마트폰·노트북 제조사에서 반도체 공급사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애플은 CXMT와의 협상 결렬로 부품 조달 전략을 다시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6월 아이패드와 맥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하반기 아이폰 등 신제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팀 쿡 최고경영자는 다음 분기 D램 구매 비용 증가와 공급사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고, 애플은 미국 정부에 CXMT와 YMTC 제품 사용 승인도 요청했다. 다만 중국산 메모리를 둘러싼 미국의 안보 우려와 과거 YMTC 도입 철회 전례를 고려하면 CXMT 접촉이 기존 업체와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려는 목적이었다는 해석도 있다. 대체 공급사가 줄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LPDDR5X 가격을 방어할 여지가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