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재검토에 농수산업 피해 우려 확산
핵심 요약
정부가 CPTPP 가입 검토를 다시 공식화하며 수출 확대 구상을 제시했다. 농수산업 선진국 제품의 무관세 수입과 생과실·열매채소 시장 개방 가능성이 국내 농가의 부담으로 지목된다. 회원국 전원 동의와 보상 요구 때문에 민감 품목 보호 장치를 확보하는 데도 한계가 예상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검토 방침을 밝혔다.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협정인 CPTPP에 들어가면 회원국 사이에서 거래되는 상품 대부분의 관세가 철폐된다. 산업부는 이를 기반으로 한류 인기가 높은 아세안과 멕시코 등에 콘텐츠와 소비재 수출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CPTPP에는 일본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상당수가 농수산업 선진국으로 꼽힌다. 이들 국가의 농수산물이 무관세로 들어오면 국내 가격 하락과 생산 기반 약화가 우려된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농수산업계의 반발이 불가피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입 과정에서는 병해충 위험을 이유로 수입을 금지해 온 사과와 배, 감귤, 복숭아, 고추, 토마토, 오이 등 생과실과 열매채소의 시장 개방 가능성도 제기된다. 피해가 쌀을 비롯한 대표 작물 재배 농가에서 과수 농가까지 넓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가 식량 안보 차원에서 추진해 온 자급률 제고에도 부담이 예상된다. 국내 식량 자급률은 2021년 44%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2022년 49.4%, 2023년 49.3%, 2024년 48%로 계속 50%를 밑돌았다.
한국 정부는 과거에도 CPTPP 가입을 추진했지만 농수산업계 반발과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 문제가 맞물리며 성사되지 못했다. 민감 품목에 농산물 세이프가드와 같은 긴급 수입 제한 조치를 두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가입에는 기존 회원국 전원의 동의가 필요해 예외를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호 조치를 확보하려면 다른 품목의 관세 인하 등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도 협상의 제약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