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가입 논의, 일본 수산물 검역 쟁점 부상
핵심 요약
CPTPP 가입 논의가 진전되면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가 한일 통상 현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협정은 지역별 위험 평가를 규정하면서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검역조치를 인정한다. 정부는 국민 건강과 안전을 우선해 일본 8개 현 수산물 수입금지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가 구체화할 경우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가 한일 통상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일본 나라현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도 한국의 CPTPP 가입과 일본산 수산물 규제가 함께 논의됐다. 해양수산부는 국민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현행 규제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CPTPP 협정 제7장은 식품 안전과 동식물 검역을 다루며, 제7.7조는 질병이나 병해충의 위험을 국가 전체가 아닌 지역별 상황에 맞춰 평가하도록 규정한다. 일부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지역의 안전성이 인정되면 지역별 위험도를 반영해 검역조치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가입 즉시 국가 단위 규제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협정은 WTO SPS 협정상 권리와 의무를 재확인하고 생명과 건강을 보호할 검역 권한을 인정하되, 과학적 근거와 위험 분석을 요구한다.
한국은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와 아오모리·이와테·미야기·이바라키·도치기·군마·지바 등 일본 8개 현의 모든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은 2015년 이 조치를 문제 삼아 한국을 WTO에 제소했다. 한국은 2018년 1심에서 일부 패소했지만, 2019년 상소기구가 핵심 쟁점에 관한 패널 판정을 뒤집으면서 규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정상회담에서는 일본 측의 식품 안전성 설명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CPTPP 신규 가입에는 일본을 포함한 기존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각국이 시행한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의 철폐를 계속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가입 절차가 본격화하고 일본이 특정 지역이나 품목의 안전성을 들어 완화를 요구하면, 한국 정부가 현행 조치의 필요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해야 할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향후 협의의 핵심은 CPTPP의 지역별 위험 평가 원칙 아래에서도 현재의 검역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