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개방 충격, 농어업 안전망이 관건
핵심 요약
CPTPP 가입은 제조업과 농식품 수출에 시장 확대 기회를 제공하지만 신선 농축산물에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국내 농어업의 구조적 취약성과 과거 FTA 지원대책에 대한 불신이 선제적 보호대책 요구를 키우고 있다. 농가 소득·경영 안전망과 검역 역량, 피해 품목 경쟁력 대책을 개방 전에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제조업의 수출시장 확대와 농어업의 생산 기반 보호가 통상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농축산업 경쟁력이 높은 회원국과 시장을 더 넓게 개방할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와 가격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국내 농어가에는 경쟁 심화와 소득 감소 위험이 집중될 수 있다.
충격은 품목별로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생산물과 바로 경쟁하는 신선 농축산물은 수입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수록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반면, 가공식품과 농식품 수출 분야에는 신규 시장을 확보할 여지가 생긴다. 후발 가입국인 한국에는 관세가 빠르고 광범위하게 철폐될 수 있어 가입 초기 신선 농축산물의 수입 충격이 일본보다 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보호 품목을 정교하게 선별하고 수출 유망 분야를 육성하는 전략이 동시에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농어업은 고령화와 농촌 인력 부족, 경지면적 감소가 겹치며 생산 기반이 약해져 있다. 여기에 과거 자유무역협정 피해대책이 약속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경험도 시장 개방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한·중 FTA 체결 당시 마련하기로 한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은 당초 목표에 크게 못 미쳤다. 기후변화와 지정학적 갈등으로 식량 수급의 불확실성이 커진 현재 농업 기반은 단순한 보호산업을 넘어 공급망과 식량안보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다뤄지고 있다.
가입을 추진하려면 피해가 발생한 뒤 보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방 전에 충격을 흡수할 장치를 갖춰야 한다. 농가 소득·경영 안전망 확충과 수입 농축산물에 대한 동식물 위생·검역 역량 강화, 피해 예상 품목의 경쟁력 제고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가공식품의 수출 기회는 살리면서 신선 농축산물 피해를 줄일 민관 협력 체계와 관련 인프라도 보강할 필요가 있다. CPTPP의 성패는 가입 자체보다 수출 확대, 농어업 생산 기반, 식량안보를 함께 반영한 개방 이후의 산업 구조 설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