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가입 논의 답보…회원국 확대 전 결단 과제
핵심 요약
정부는 CPTPP 가입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농축수산업계 피해 우려로 공식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CPTPP는 12개국과 약 5억8천만명의 시장을 아우르며 가입에는 모든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한일 경제협력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결정 지연 시 민감 품목의 협상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공식 입장은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해외 시장을 통해 성장한 통상 국가인 한국이 CPTPP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 오히려 이례적이라는 취지로 가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농산물과 수산물 분야의 어려움을 고려해 충분한 논의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PTPP 가입은 산업통상부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으며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시장 개방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농축수산업계의 반발을 줄이고 실질적인 보상책을 마련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12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 신규 가입이 가능한 구조여서 결정이 늦어지는 동안 회원국이 늘어나면 한국이 협의하고 설득해야 할 대상도 함께 증가한다.
CPTPP에는 2024년 영국이 합류한 뒤 일본·멕시코·호주·뉴질랜드·캐나다·싱가포르·베트남·말레이시아·브루나이·칠레·페루를 포함한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국 인구는 약 5억8천만명이며 세계 국내총생산의 약 15%를 차지한다. 이들 가운데 한국과 양자 자유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는 일본과 멕시코다. 가입할 경우 한국의 실질 GDP는 최대 0.35% 증가하고, 장기적으로 무역수지가 연평균 1조원 이상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한국은 2021년 CPTPP 가입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당시 경색된 한일 관계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문제가 맞물리며 신청 단계로 나아가지 못했다. 이후 보호무역 강화와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망 위험으로 수출시장 다변화와 공급망 안정의 필요성이 커졌다. 올해 초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협력 분위기가 조성된 점은 가입 논의를 진전시킬 변수다. 정부가 결정을 계속 미루면 국내 민감 품목의 개방 수준을 조절하거나 유예기간을 확보할 협상 여지가 좁아질 수 있어 농어업계 설득과 부처 간 조율의 속도가 관건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