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60년 만에 북해 손 뗀다…매각 절차 착수
핵심 요약
BP가 60년 만에 북해 사업 부문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BP는 현재 5개 생산 시설에서 하루 10만 배럴 안팎을 생산하며 1,100명을 고용 중이다. 영국 정부의 개발 제한과 세금 부담, 정치권의 논쟁 속에서 매각이 추진된다.
영국 에너지 기업 BP가 60년간 유지해온 북해 사업 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메그 오닐 최고경영자(CEO)는 3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체계적인 자본 재배치를 위해 북해 부문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며, 이 부문이 다른 기업에서 더 잘 운영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로써 BP는 다국적 에너지 대기업 가운데 독자적인 북해 사업 부문을 둔 마지막 회사라는 지위를 내려놓게 됐다.
BP는 1964년 북해 탐사 면허를 처음 취득한 이후 60여 년간 사업을 이어왔다. 현재 5개 생산 시설에서 1,1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석유와 가스를 하루 10만 배럴 안팎으로 생산한다. 이는 BP의 전 세계 생산량인 230만 배럴과 비교하면 미미한 규모다. 업계는 BP의 북해 부문 가치를 약 20억 파운드(약 3조 9,000억 원)로 추산한다. 셸과 토탈에너지스는 다른 기업들과 손잡고 북해 생산 부문을 통합 운영해 왔고, 셰브런과 코노코필립스 등은 이미 북해 자산을 매각한 바 있다.
이번 매각 결정은 영국 정부의 신규 개발 제한과 높은 세금 등으로 북해 사업의 매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나왔다. 제1야당 보수당의 앤드루 그리피스 예비내각 에너지안보장관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영국은 에너지, 자본, 인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데 정부는 증세와 관료주의만 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해 유전 개발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집권 노동당의 앤디 버넘 총리는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북해 개발에 대한 '실용적 접근'을 언급했다고 30일 기자들에게 뒤늦게 공개했다. 버넘 총리는 "거기에 자원이 있다"며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걸 우린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동당은 2024년 총선에서 북해 신규 개발 면허를 주지 않겠다는 공약을 이행 중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개발 허용을 계속 주장해 왔다. 일간 가디언은 버넘 총리의 발언이 기존 사업자 추가 개발 허용인지 신규 면허인지 불분명하다며 노동당 내 반발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좌파 녹색당의 잭 폴란스키 대표는 "북해 신규 시추를 허용하면 기후 위기를 악화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