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겨루는 교실, 어린 바둑 인구 늘었다
핵심 요약
AI 바둑 프로그램과 로봇이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며 바둑 학원의 주요 교육 도구로 자리 잡았다. AI 대국을 도입한 학원들은 수강생이 두 배 또는 약 30% 늘었다고 밝혔다. 전체 등록 선수는 감소했지만 만 15세 미만 선수는 2022년 696명에서 2025년 956명으로 증가했다.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과 로봇이 어린이들의 바둑 입문을 돕는 새로운 교구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바둑 학원에서는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 30여 명이 대국을 벌였다. 교실에 설치된 ‘카타고’와 ‘절예’는 흑돌과 백돌의 승률을 실시간으로 보여줬고, 학생들은 수치가 바뀔 때마다 다음 수를 되짚으며 토론했다. 최근 신진서 9단이 카타고를 꺾은 대결도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바둑 학원에서는 로봇 팔이 학생이 놓은 흑돌에 맞춰 곧바로 다음 수를 뒀다. 로봇 모니터에는 잡힌 사석의 수도 표시됐다. 이곳에서 배우는 심서희(12)양은 AI에게 바둑을 배우는 과정이 신기하고 즐거워 모바일 게임보다 바둑을 더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심양의 어머니는 암기보다 사고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딸을 등록시켰으며, AI와 가까워지는 동시에 집중력과 승부욕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바둑 학원들은 수년 전부터 AI 프로그램과 대국 로봇을 수업에 적극 활용해 왔다. 학원을 운영하는 양우석(32)씨는 AI 바둑을 도입한 3년 전보다 수강생이 체감상 두 배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로봇과의 대국을 게임처럼 받아들이면서 자연스럽게 흥미를 붙인다는 것이다. 영등포구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성철영(29)씨도 AI 로봇 대국의 인기가 가장 높으며, 신진서 9단과 카타고의 대결 이후 문의가 늘어 수강생이 약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등록 선수는 감소했지만 어린 선수의 유입은 반대 흐름을 보였다. 바둑 종목 등록 선수는 2022년 3260명에서 2025년 1633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으나, 만 15세 미만 선수는 같은 기간 696명에서 956명으로 증가했다. 서울시바둑협회 이재락 사무처장은 AI를 활용하면 학생이 혼자서도 바둑을 익힐 수 있어 교육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다고 진단했다. 승률과 수의 변화를 즉시 확인하는 학습 방식은 학생들이 수학적 계산을 토대로 바둑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