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용 신분으로 미국 기업 파고든 북한 인력
핵심 요약
북한 공작 조직이 도용 신분과 AI를 활용해 미국 원격 일자리에 대규모로 지원했다. 미국 내 브로커는 기기 관리와 금융 업무, 면접 및 회의 대행을 지원했다. 임금의 최대 90%가 북한 정권으로 유입돼 무기 개발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공작 조직이 도용하거나 위조한 미국인 신분으로 현지 기업의 원격 일자리를 확보해 거액의 수입을 올린 정황이 드러났다. 추적 대상 조직 한 곳은 약 3개월 동안 1,000개가 넘는 회사에 지원서를 냈으며, 북한 IT 인력과 사이버 범죄 조직 등을 통해 북한 정권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연간 8억 달러, 약 1조1,300억원 규모로 제시됐다.
지원 과정에는 AI 도구가 광범위하게 쓰였다. 공작원들은 챗GPT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만들고 면접 질문에 답할 내용을 준비했다. 채용 담당자들이 AI 사용을 의심하기 시작한 뒤에는 얼굴을 바꾸는 기술까지 동원해 신분을 감췄다. 이들은 여러 가명을 함께 사용하거나 복수 기업에 동시에 취업했으며, 일부 IT 종사자는 연간 최대 30만 달러, 약 4억2,435만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내 브로커들은 회사가 지급한 노트북을 현지에서 보관하고 북한 인력이 원격 접속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은행 계좌 개설과 수표 현금화, 면접 대리 참석에도 관여했다. 오하이오주의 한 남성은 공작원을 대신해 회사 회의에 출석하고 연봉 7만5,000달러, 약 1억609만원의 절반을 나눠 가졌다고 진술했다. 브로커 가운데는 상대방의 실체를 알았던 사람과 모르고 가담한 사람이 모두 포함됐다.
신분을 도용당한 미국인에게도 피해가 이어졌다. 온라인에 공개된 개인정보가 공작에 이용된 조지아주의 한 남성은 은행 계좌 개설과 대출, 주택 임대 과정에서 불이익을 겪고 있다. 불법 IT 인력이 받은 임금의 최대 90%는 북한 정권으로 넘어가며, 자금 세탁을 거쳐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등 무기 개발에 연계된 제재 대상 기업으로 흘러간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