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16개 파지, 내성균 치료 가능성 열어
핵심 요약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생성형 AI로 자연계에 없는 인공 파지 16종을 제작했다. 인공 파지는 통제된 실험에서 모체 파지보다 뛰어난 대장균 제거 능력을 보였다. 내성균 치료 가능성이 커진 반면 오픈소스 공개에 따른 보안과 규제 문제가 제기됐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 파지 16종을 세계 최초로 제작했다. 세균에 침투해 증식한 뒤 숙주를 파괴하는 파지를 새롭게 설계하면서 항생제가 듣지 않는 치명적 내성균 감염의 치료 대안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6일 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연구진은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설계할 수 있는 생성형 AI ‘에보 2’를 활용해 파지의 전체 유전체를 만들었다. 외부 환경과 분리된 통제 실험실에서 대장균 배양액을 대상으로 성능을 검증한 결과, AI가 설계한 파지들은 설계의 바탕이 된 자연 상태의 모체 파지보다 대장균을 제거하는 능력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젝트를 이끈 브라이언 히 스탠퍼드대 연구원은 생성형 설계로 실제 기능하는 전체 유전체를 구현한 첫 사례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유전체 전문가이자 DNA 합성 기업 제니로의 최고경영자인 에이드리언 울프슨은 진화가 만들어낸 결과물에만 의존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성과로 평가했다. 연구진은 내성 병원균의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AI가 파지 치료법을 되살릴 기술적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술의 공개 범위를 둘러싼 보안 문제도 제기됐다. 연구진은 에보 2를 오픈소스로 내놓으면서 안전을 고려해 동식물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정보는 학습 데이터에서 뺐다. 그러나 토머스 잉글즈비 존스홉킨스대 보건안보센터 소장과 모리츠 한케 연구원은 현행 규제로 생성형 유전체학을 충분히 감독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치료 혜택을 확보하는 동시에 생물 테러 등 악용과 피해를 차단할 감시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