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넓힌 반도체 수요…장기 성장 전망
핵심 요약
AI와 피지컬AI, 휴머노이드가 반도체의 장기 수요를 넓힐 것으로 전망됐다. 메모리 가격 급등은 공급 부족에 따른 이례적 현상으로, 장기 수요 성장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장기 목표에 맞춘 평가·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국내 산업은 퍼스트 무버로 전환해야 한다.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은 13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디지털 인사이트 포럼에서 인공지능 확산에 힘입어 반도체 산업이 향후 최소 10년 동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메모리 시장의 이례적인 호황은 AI가 촉발한 수요에 공급이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 결과로 진단했다. 다만 가격 급등에는 일부 과열이 포함돼 있어 높은 이익률이 장기간 유지될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반도체 수요 기반은 PC 중심이던 1980년대와 달리 휴대전화와 서버를 거쳐 AI로 확장됐다. 앞으로 피지컬AI와 휴머노이드가 보급되면 생성하고 처리할 데이터가 증가해 새로운 반도체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장기적인 수요 증가와 단기적인 가격 흐름은 구분해야 하며, 가격은 수급 상황에 따라 등락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논란에는 회사가 장기 목표에 맞는 평가 제도를 마련하지 못한 여파가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향후 5년과 10년의 지향점을 먼저 정한 뒤 인사·평가·보상 체계를 이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견해다. 스마트폰·가전의 기업소비자간거래 사업과 반도체 중심의 기업간거래 사업은 속성이 달라, 조직이 커질수록 통합 운영 과정에서 의사결정 비효율이 생길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권 전 회장은 국내 산업이 선진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아 더 싸고 우수하게 만드는 성장 방식에 익숙해졌지만, 과거의 성공 공식이 계속 통할 것이라는 인식은 도태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운드리 사업 모델을 만든 대만 TSMC를 사례로 들며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와 교육도 변화해야 하며, 정답과 실수 방지에 치우친 교육을 벗어나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