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500년 서양 미술사 연도·화풍 예측, 맥락 학습이 관건
핵심 요약
숭실대·KAIST·버지니아대 연구진이 멀티모달 AI로 서양 회화 7만2447점을 분석해 맥락 정보 학습 시 제작 연도와 화풍 예측 정확도가 높아짐을 확인했다. 기존 형식적 요소 분석의 한계를 보완한 이번 연구는 500년간 종교 소재 감소와 추상화 경향도 밝혀냈다. 연구 결과는 PNAS에 게재됐으며 설명 가능한 AI의 실용적 사례로 평가된다.
숭실대학교 윤진혁 교수 연구팀이 KAIST 유택호 연구교수, 미국 버지니아대 이병휘 박사와 공동으로 멀티모달 AI를 활용해 서양 회화의 변화를 정량 분석한 연구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으며, 그림의 맥락 정보를 학습한 AI가 제작 연도와 화풍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7만2447점의 서양 회화 데이터를 활용해 사전학습된 멀티모달 AI 모델(CLIP)을 적용했다. 형식적 요소만 반영한 오토인코더 기반 임베딩과 맥락적 정보까지 포함하는 CLIP 임베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색상과 구도만 학습한 AI는 제작 시기를 정확히 맞히지 못한 반면 인물·사물·이야기 등 맥락 정보를 함께 학습한 AI는 연도와 화풍을 정확히 예측했다.
기존 데이터 기반 미술사 연구는 색채와 구도 같은 형식적 요소에 집중해 그림 속 인물과 주제, 서사 등 맥락적 정보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AI를 통해 지난 500년간 서양 미술에 나타난 사회문화적 변화도 분석했는데, 종교적 소재는 꾸준히 감소하고 초상화 중심 화풍은 점차 추상적 화풍으로 변화하는 경향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설명 가능한 AI(XAI)의 실용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CLIP과 같은 거대 멀티모달 AI 모델의 내부 잠재공간 표현을 명화 데이터에 적용해 해석함으로써 AI가 그림을 통해 인간의 문화와 역사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보여줬다. 윤진혁 교수는 "멀티모달 AI와 데이터 과학을 통한 접근법으로 예술 창의성의 시대적 변화를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며 "AI가 창작 도구를 넘어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