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초지능과 거대 조직이 여는 ‘기계의 시대’
핵심 요약
빅테크의 부채 의존형 AI 투자가 미국 증시의 재무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AI의 지능은 막대한 전력과 물을 쓰는 데이터센터와 거대한 물리적 설비에 기대고 있다. 국가·기업·AI의 결합이 편의와 풍요를 높이는 동시에 인간의 개성과 자율성을 압박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펀드매니저 마이클 버리는 빅테크 기업의 재무 위험이 커지면서 미국 증시에 1987년 블랙먼데이와 같은 대폭락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초기 AI 투자가 현금성 자산을 기반으로 했다면 최근에는 대출과 채권 의존도가 높아졌다. 초거대 AI 모델과 데이터센터에 투입한 비용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반도체 거품이 꺼질 경우 부채 문제가 증시 충격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AI의 빠른 학습과 사고 능력은 막대한 시설투자 위에서 작동한다.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과 물을 소비하고 탄소와 열을 배출한다. 화면 속에서는 인간처럼 명석하고 날렵해 보이는 AI가 현실에서는 육중한 기계 장치에 의존하는 셈이다. AI 산업의 자금 조달 위험뿐 아니라 이를 떠받치는 물리적 기반과 환경 부담도 함께 살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철학자 데이비드 런시먼은 AI가 등장하기 전부터 인류가 국가와 기업이라는 거대한 인공대리물을 만들어 함께 살아왔다고 해석한다. 이들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개인보다 강하고 오래 지속되는 인공인격으로 기능한다. 토머스 홉스도 국가를 괴물 리바이어던이자 자동 기계에 비유했다. 국가는 생명과 안전을 명분으로 세금과 병역을 강제하고, 계도와 훈육을 통해 시민의 몸과 행동을 통제한다.
국가의 권력과 기업의 영향력에 사고하는 AI가 결합하면 초능력과 초지능을 함께 갖춘 새로운 리바이어던이 형성될 수 있다.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가 국가에 의한 인간 개조를 그렸듯, 편의와 풍요의 이면에서 인간의 개성과 자율성이 약화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런시먼이 현재를 ‘기계세(Leviacene)’로 명명한 문제의식도 인간 같은 기계의 확산과 기계처럼 변해가는 인간이라는 두 방향을 동시에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