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지원사업 확산, 연구할 사람과 시간도 살펴야
핵심 요약
정부 주도 AI 사업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한정된 핵심 연구인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GPU와 데이터 지원은 국내 모델의 규모와 개발 속도를 높였지만 사람과 연구 시간은 단기간에 확충하기 어렵다. 정부는 사업 간 연계와 우선순위 설정으로 기업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연구 몰입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2차 국민평가가 지난 11일 종료됐지만 참여 기업들은 곧바로 다른 공모 일정을 맞게 됐다. ‘모두의 AI’ 접수는 오는 18일,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참여 기업 모집은 26일 마감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프런티어 AI 모델’ 개발 구상까지 더해지면서 범용 모델부터 대국민 서비스, 보안 특화 모델까지 정부 주도 AI 사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독파모 과정에서 GPU와 데이터 지원, 기업 간 경쟁을 통해 국내 AI 모델의 규모와 개발 속도가 향상된 점은 뚜렷하다. 다만 정부 사업이 늘어난다고 대규모 모델 구조를 설계하고 수백~수천장의 GPU를 운용하며 학습을 최적화할 연구자와 엔지니어까지 곧바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컨소시엄 구성과 역할 조정, 사업계획서 작성, 발표 평가에 대응해야 하며 이 과정에는 기술 책임자와 핵심 연구진도 참여할 수밖에 없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현재 독파모 참여 기업에 지원되는 GPU 규모만으로 세계 최상위 모델에 도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사람과 시간은 GPU보다 단기간에 확충하기 어려운 자원이다. 대규모 모델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쌓은 연구 경험은 예산 투입만으로 즉시 복제할 수 없고, 행정 대응이 늘어날수록 연구와 실험에 투입할 시간은 줄어든다.
독파모와 모두의 AI, 보안 특화 AI, 프런티어 AI는 각각 범용 모델 확보와 국민 서비스 연결, 전략 분야 특화, 세계 최상위 모델 경쟁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지닌다. 필요한 과제라도 같은 기업과 연구자가 여러 사업에 반복적으로 참여하면 지원 확대가 기술 개발 속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민간의 역할과 GPU·인재의 집중 분야를 정하고, 연계 가능한 사업은 묶어 유사한 제안서와 평가가 반복되는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 사업 수보다 세계가 인정할 모델과 실제 시장에서 쓰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연구 시간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