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권 확산에도 GPU 92.4% 엔비디아 집중
핵심 요약
세계 55개국 이상이 소버린 AI를 추진하지만 학습용 GPU의 92.4%는 엔비디아 칩에 집중됐다. 쿠다와 네트워크·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엔비디아 생태계가 높은 의존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자체 반도체 지원과 경쟁사 협력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자국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독자적으로 구축하려는 ‘소버린 AI’ 움직임이 세계 55개국 이상으로 확산했지만, 모델 학습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엔비디아 제품에 크게 쏠린 것으로 확인됐다. 80개국에서 개발된 170개 이상의 AI 모델을 분석한 결과, 엔비디아 칩의 점유율은 92.4%에 달해 기술 주권을 추진하는 국가들도 핵심 하드웨어에서는 미국 기업 의존을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엔비디아의 뒤를 이은 업체는 AMD로 점유율 4.1%를 기록했고, 세레브라스는 1.7%로 3위에 올랐다. 엔비디아 GPU의 성능뿐 아니라 개발 플랫폼 ‘쿠다(CUDA)’를 중심으로 형성된 생태계가 격차를 벌린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개발자들이 널리 활용하는 쿠다는 엔비디아 GPU에서만 호환되며,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까지 결합된 통합 환경이 제품 선택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번 분석 대상에는 중동과 유럽,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비롯해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캐나다, 중남미 국가들이 포함됐다. 각국은 특정 국가의 AI 기술에 대한 종속을 줄이기 위해 자체 거대언어모델을 구축하고 있으나, 개발과 학습, 운용을 뒷받침하는 칩 시장에서는 공급 구조의 편중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체 AI 반도체 육성을 지원하거나 엔비디아 이외 기업과 협력 접점을 넓히는 국가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등 국내 AI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리벨리온은 SK텔레콤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호주는 AMD와 협력을 늘리는 중이다. 세레브라스는 아랍에미리트(UAE), 퀄컴은 사우디아라비아, 구글은 이스라엘에서 각각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있다. 소버린 AI 인프라 시장이 커지면서 AI 칩 기업들이 세계 각지에서 체결하는 협력 사업의 규모도 수십억 달러 수준으로 넓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