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 앞선 한국, 성장·분배의 두 갈래 효과
핵심 요약
한국은 자본과 숙련 인력, 디지털 인프라를 토대로 AI 조기 도입국의 성장 효과를 빠르게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시아 선진국의 장기 성장률은 AI 도입으로 기준선보다 연평균 0.5~1.0%포인트 높아질 가능성이 제시됐다. 성장의 과실이 고숙련 근로자와 자산 보유 고령층에 집중될 수 있어 노동시장과 재분배 정책의 병행이 요구된다.
한국이 인공지능 전환을 빠르게 추진할 여건을 갖춘 아시아의 대표적인 조기 도입국으로 평가됐다. 국제통화기금 연구진의 워킹페이퍼 ‘아시아의 AI와 경제적 격차’는 한국의 디지털 인프라와 인적자본, 높은 자본집약도를 핵심 강점으로 꼽았다. 분석 모형에서는 AI 도입 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미도입 기준 시나리오를 즉시 웃돌았고, 아시아 선진국의 장기 성장률은 연평균 0.5~1.0%포인트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상정한 AI 도입은 생성형 AI 활용을 넘어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클라우드, AI 모델, 로봇 등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생산 구조를 바꾸는 과정이다. 한국·일본·싱가포르에서는 생산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50%에 달했다. 한국과 싱가포르의 고숙련 인력 비중도 10~15%로, 방글라데시와 캄보디아의 2~5%보다 높았다. 자본과 숙련 노동을 보완하는 AI의 특성상 이런 기반이 생산성과 투자, 자본 유입을 함께 끌어올리는 구조로 분석됐다.
고령화로 줄어드는 노동력도 자동화 전환을 재촉하는 배경으로 제시됐다. 한국과 일본의 생산연령인구는 2050년까지 25~30% 감소하는 시나리오가 적용됐다. 노동 투입이 줄수록 기업이 AI와 자동화 기술로 생산을 유지하려는 유인이 커지고 경제에서 자본의 상대적 역할도 확대된다. 한국은 조기 도입국, 베트남은 중간 도입국, 방글라데시는 후기 도입국의 사례로 비교됐으며, 선도국의 투자 확대가 세계 금리와 후발국의 차입 비용을 높여 국가 간 생산성과 소득 격차를 벌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내 성장 효과가 모든 계층과 세대에 고르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고숙련 근로자는 임금 상승의 혜택을 크게 받을 수 있지만 저숙련 근로자는 전환 초기에 임금이 기준선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숙련도별 결과는 일본과 싱가포르 사례로, 한국 임금을 직접 추산한 수치는 아니다. 자산을 축적한 고령층은 자본수익 상승을 젊은층보다 빠르게 누릴 수 있어 세대 간 격차도 커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인적자본 투자와 노동시장·재분배 정책의 병행을 제시했으며, 이번 결과는 IMF 공식 전망이 아니라 경제적 작동 경로를 살핀 시나리오라고 한계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