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공장 운영의 판단 주체로 부상
핵심 요약
AI 에이전트가 생산 계획과 자재 발주, 이상 대응을 수행하며 공장 관리자의 역할로 확대되고 있다. 유니레버 허페이 공장은 문제 해결 시간을 80% 줄였고, 쉘 카타르 공장은 외부 조달 비용을 30% 절감했다. 한국 제조업은 파일럿 이전부터 전사 확산 로드맵과 현장 운영 체계의 재설계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제조 현장에 도입되는 AI 에이전트가 생산 계획부터 자재 발주, 이상 원인 분석, 작업 지시까지 스스로 판단하고 조치하는 관리자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물류와 공급망에 흩어진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조율하면서 기존에 사람 중간관리자가 담당하던 업무를 수행하는 공장 운영 방식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세계경제포럼과 맥킨지가 AI·자동화·가상현실·증강현실·디지털 트윈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한 사업장을 선정하는 글로벌 등대공장 체계에는 올해 AI 에이전트 기반 솔루션이 처음 독립 혁신 범주로 포함됐다. 유니레버 중국 허페이 공장은 12개가 넘는 시스템의 데이터를 통합해 문제 감지와 원인 분석, 시정 조치를 자동으로 이어가며 이슈 해결 시간을 80% 줄였다. 쉘의 카타르 공장도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계약 승인과 조건 협상 분석을 자동화해 외부 조달 비용을 30% 절감했다.
한국 기업은 올해 글로벌 등대공장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국내 제조 현장에서는 AI를 기존 업무에 보조적으로 덧붙이거나 소규모 파일럿의 성공을 확인한 뒤 전사 도입을 검토하는 방식이 주로 관찰된다. 반면 AI를 3곳 이상 사업장으로 확산한 등대공장 23곳은 파일럿에 앞서 전사 로드맵을 마련했다. AI 중심으로 재설계할 업무와 현장 인력의 역할 변화, 다른 공장으로 성과를 확대할 거버넌스까지 사전에 정한 것이 공통점이다.
문서 요약과 챗봇 같은 범용 기능에 치우친 활용 방식도 제조업의 성과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재무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낸 등대공장들은 조달, 생산 운영, 수요 예측, 공급망 관리 등 핵심 업무에 AI를 배치했다. 지난 10여 년간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생산성 향상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AI가 직접 행동하는 주체로 전환되는지가 관건이다. 한국 제조업에도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공장 운영 체계를 재설계하고 세계 제조업의 새로운 기준을 선점할 기회가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