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아이의 사고력을 지키는 사용법
핵심 요약
발달기 학생이 AI의 답에 의존하면 독립적 사고 과정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을 수 있다. 정답 대신 힌트와 비판적 검토를 유도하는 AI 활용은 학습 저하를 막는 대안으로 확인됐다. 2026학년도 수행평가는 AI 활용 과정과 학생의 판단 근거를 기록하도록 관리한다.
생성형 AI가 질문과 동시에 유창한 답을 내놓으면서 아동·청소년의 학습 과정에서 필요한 시행착오와 인지적 부담이 줄고 있다. 사고·추론 체계가 성숙한 성인에게 AI가 기존 능력의 일부를 맡기는 보조 수단이라면, 발달기 학생에게는 아직 형성되지 않은 사고 과정 자체를 대신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하는 경험이 생략되면 독립적 사유의 기준을 세우기 어려워지는 ‘인지 위축 패러독스’가 나타날 수 있다.
함사 바스타니 등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연구진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학 학습 실험에서는 일반 AI 챗봇을 쓴 학생들의 연습 문제 성적이 대조군보다 48% 높았다. 그러나 AI 없이 종이와 연필로 치른 최종 시험 점수는 대조군보다 17% 낮았다. 일부 학생은 AI가 낸 오류까지 옮겼고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배웠다고 인식했다. 반면 정답 대신 힌트를 주도록 설계한 학습 보조형 AI를 사용한 학생들은 최종 시험에서 점수가 하락하지 않았다.
AI를 가상 토론 상대와 시뮬레이션 교사, 학습 코치로 활용하는 방식도 제시됐다. 이선 몰릭과 릴라 몰릭 연구진이 정리한 일곱 가지 교실 접근은 학생이 AI의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자기 생각을 다듬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둔다.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 답을 얻는 태도와 더 알고 싶은 내용을 탐구하는 태도는 같은 기술을 전혀 다른 학습 환경으로 만든다. 학생이 학습 목표를 자기 언어로 정하고 질문을 설계한 뒤 AI의 답을 다시 판단하는 과정이 핵심 훈련이 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2026학년도 수행평가에 적용할 다섯 가지 관리 원칙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교사의 실시간 대면 관찰, AI 활용 과정의 명시, AI가 제안한 아이디어 가운데 학생이 채택하거나 제외한 내용과 그 이유를 기록하는 절차가 포함됐다. AI 결과를 무비판적으로 베끼는 행위는 부정행위로 규정된다. 결국 교육 현장의 과제는 AI를 정답 제공 장치가 아니라 탐구의 비계로 활용하고, 아이들이 질문을 만들고 답을 의심하며 다시 묻는 시간을 지키도록 돕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