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혜에도 신뢰 흔들린 코스피
핵심 요약
AI 수혜와 낮은 PER에도 코스피의 극심한 변동성이 투자 신뢰를 훼손했다. 레버리지 ETF와 정책 운용 혼선 속에 개인 투자자의 대규모 손실과 강제 청산이 발생했다. 시장 안정 기능과 초보 투자자 보호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 증시가 AI 산업 성장의 수혜와 낮은 기업가치에도 극심한 가격 변동과 정책 운용의 혼선으로 투자 매력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은 5.5배로 10년 만의 최저 수준이지만, 저평가만으로 글로벌 자금의 복귀를 이끌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코스피는 27거래일 동안 40% 가까이 급락했고, 하루 변동 폭이 5%를 넘은 날도 33거래일에 달했다. 같은 기준으로 일본 닛케이225는 4거래일, 홍콩 항셍지수는 한 차례도 없었다. 위험 조정 수익률을 중시하는 전통 자산운용사로서는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지는 동안 한국 주식의 편입 비중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는 지난 5월 허용된 단일 종목 기반 레버리지 ETF가 지목됐다. 상품 운용 과정의 기계적인 리밸런싱 매매가 주가 움직임을 증폭했고, 당국이 뒤늦게 개인 투자자의 접근 규제에 나섰으나 지수 충격을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증시 개혁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대를 걸고 진입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도 커졌다. SK하이닉스 관련 일부 레버리지 ETF는 6월 고점에서 최대 84% 떨어졌다.
약 36만 개 증권 계좌가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됐고, 이 가운데 62%는 35세 이하 투자자의 계좌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을 높이고 보유 주식 매도를 억제한 결정도 시장 안정 기능을 약화한 정책으로 거론된다. 하락장에서 사고 상승장에서 파는 연기금의 조정 역할이 제한되면서 과열이 커졌다는 평가다. 정책 실패와 투자자 보호 부족으로 중국 시장을 투자 부적합 대상으로 봤던 글로벌 운용사의 우려가 한국으로 번질 수 있어, 시장 운영 방식과 초보 투자자 보호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