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산성의 그늘…숙련·자산 따라 소득 격차 확대
핵심 요약
AI의 생산성 성과가 자본 소유자와 고숙련 인력에 집중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저숙련 근로자는 일자리와 임금뿐 아니라 교육 및 계층 이동 기회까지 위축될 수 있다. 노동시장 양극화에 대비해 사회안전망과 생산성 이익 분배 제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의 생산성 성과가 자본 소유자와 고숙련 인력에 집중되면서 노동시장 양극화를 키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의 AI 업계에서는 AI가 상당수 일자리를 대신하고 부와 소득을 소수에게 몰아줄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는 향후 5년 안에 초급 사무직의 50%가 AI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AI 모델이 인간 수준의 범용지능에 가까워지고 에이전트와 첨단 로봇이 업무를 폭넓게 대체하면 플랫폼·데이터센터·에너지 인프라를 소유한 기술 엘리트가 성과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 반면 자산이 없는 근로자는 노동소득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현재 고용 통계에는 AI가 대규모 충격을 일으켰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 자동화가 단순 업무를 맡으면 생산성과 임금이 오를 수 있지만 전문 업무까지 대체하면 숙련도와 임금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앤스로픽의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 연구에서는 전문성이 높은 이용자일수록 생산성 향상 폭이 크게 나타났다. 2000년대 초 출원 특허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발명이 만든 부가가치 1달러 가운데 근로자 몫은 30센트, 기업 이익은 70센트였으며 근로자 보상도 고임금·고숙련 직원에게 주로 돌아갔다. 실직자가 저숙련 노동시장에 몰리면 임금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데이터 수집·분류 등 새 일자리가 생길 가능성은 있지만 고용 규모와 보수 수준은 불확실하다.
저소득층은 교육과 직업훈련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하고 부모의 임금 감소가 자녀의 능력 개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생산성 격차가 계층 이동성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AI가 소프트웨어 생산비를 낮춰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주택 같은 필수재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는 어렵다. 혜택이 불균등하면 저임금 근로자의 필수재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영구적 하층계급이 즉시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더라도 사회안전망 강화와 생산성 이익의 분배 방식을 새로 설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