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산성 반등 임박…조직 재설계가 성패 가른다
핵심 요약
AI 생산성이 J커브의 저점을 지나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에서는 산업별 생산성 격차와 노동 재배치가 초기 신호로 확인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의 속도는 기업의 업무·의사결정 구조 재설계에 달려 있다.
에릭 브리뇰프슨 스탠퍼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장은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가 ‘J커브’의 저점을 지나 가파른 상승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음 달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장충아레나와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세계지식포럼에 기조 강연자로 참석해 AI 혁명과 생산성의 변곡점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생산성 반등을 가늠할 신호로는 AI 집약적 산업과 다른 산업 사이의 생산성 증가율 격차, 기업의 실제 생산량과 매출 확대, 가격 인하를 넘어선 새로운 제품·서비스의 등장, 대규모 노동 재배치 등 네 가지가 제시됐다. 미국에서는 이 가운데 산업별 생산성 격차와 노동 재배치가 데이터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는 AI 투자의 효과가 실물 지표에 반영되는 초기 징후로 해석된다.
새 기술을 도입한 기업은 조직 개편과 직원 재교육, 업무 절차 개선, 신제품 개발 같은 무형자산에 먼저 비용을 투입한다. 이 과정에서 기술 진보의 성과가 통계에 늦게 반영돼 측정 생산성이 실제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투자와 학습, 조직 재설계가 쌓인 뒤 생산성이 급격히 오르는 흐름이 생산성 J커브다. 과거 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은 조정에 약 15년이 걸렸지만 AI 시대에는 이 기간이 3~5년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조정 기간 단축은 모든 기업에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업무 책임과 의사결정 구조를 AI 환경에 맞게 다시 설계한 기업에 한해 빠른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는다. 브리뇰프슨 소장은 지난달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16명을 포함한 세계 경제학자 200여 명의 AI 고용 위기 성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방향이 아니라 역량을 보완하고, 그 성과가 소수가 아닌 다수의 번영으로 이어지도록 행동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