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호황, 결혼시장까지 바꿨다
핵심 요약
AI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선호 배우자감으로 부상했다. 실적과 주가 상승에 힘입어 직원 1인당 수억원대 성과급이 예상된다. 높아진 소득은 연애와 결혼, 소비와 주거 계획은 물론 퇴사자의 선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소득과 사회적 위상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과거 결혼시장에서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보다 한 단계 낮게 평가되던 두 회사 직원들은 최근 전문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배우자감으로 부상했다. 삼성전자 메모리 엔지니어인 32세 존 백은 올해 수억원의 성과급이 예상되자 상대의 관심이 자신을 향한 것인지 재산을 향한 것인지 가리기 어렵다며 첫 만남에서 직장을 공개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높아진 인기는 방송에서도 확인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가 연애 예능에 출연하자 여성 출연자 3명이 관심을 보였고, 한 출연자는 그에게서 믿음직한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코미디 프로그램 ‘SNL코리아’에서는 명품 매장에서 무시당하던 남성이 SK하이닉스 로고가 찍힌 조끼를 드러내자 점원의 태도가 돌변하는 장면도 등장했다. SK하이닉스 입사를 앞둔 31세 찰리 문에게는 부모 지인들이 미혼 여부를 묻고 있지만, 그는 진지하게 교제하는 연인이 있다고 답하고 있다.
두 기업의 위상 변화는 실적과 주가 상승, 대규모 보상에서 비롯됐다. 한국 주요 주가지수는 지난해 초 이후 약 2.5배 올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선 기업군에 합류했다. 올해 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은 삼성전자 약 40만달러, 한화 약 5억6000만원이며 SK하이닉스는 약 50만달러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26세 엔지니어 애니 권은 같은 회사 동료와 교제하고 있으며, 업계 밖 연인에게는 달라진 소비 수준이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삼성전자 직원과 교제하는 27세 소프트웨어 개발자 노희진은 약 450달러짜리 닌텐도 스위치2를 선물받은 뒤 답례용 미니 PC를 마련하려고 돈을 모았다. SK하이닉스를 떠난 한 금융 인플루언서는 투자 베스트셀러와 부동산 4채로 약 150만달러의 순자산을 일궜지만, 퇴사로 향후 고액 성과급을 포기한 점을 아쉬워했다. 반면 회사에 남은 34세 에드워드 지는 2025년 호실적 성과급으로 신혼집을 마련하고 호주 비즈니스석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추가 성과급을 기대하며 한강 조망 아파트를 알아보고 출산 시기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